ADVERTISEMENT

"무슬림 탄압 중국·인도에 복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러시아를 출발한 수호이-25 전투기가 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의 알무타나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라크 정부는 중고 수호이 전투기 10대를 러시아·벨라루스에서 도입했다. [바그다드 로이터=뉴스1]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칼리프제의 이슬람국가 창설을 선언한 지 이틀 만인 1일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3)가 칼리프로서 첫 메시지를 내놓았다. 19분가량의 육성 녹음으로 ‘지하드(聖戰)’를 촉구했다.

 그는 중국·인도·인도네시아·이란 등 10여 개국을 거명한 뒤 “(무슬림) 형제들이 살해당하고 공격받고 고문당하고 있다. 여자들은 성폭행당한다. 모스크와 집들은 (공격) 목표가 되고 있다”며 “형제들이 우리가 구해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복수하겠다”며 “무슬림들이 안전하면서도 강건함을 느끼며 거리를 활보할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지난 29일부터 시작된 라마단(이슬람 금식월) 기간 동안 공세를 확대해야 한다는 촉구도 했다. 그는 “지하드를 하기에 이보다 더 의미 있는 달이 없다”면서 “정의로운 선임자들의 길을 따르라”라고 요구했다.

 자신들이 창설한 ‘이슬람국가’ 건설에 동참하라는 말도 했다. 그는 “전 세계 무슬림이라면 누구든 이슬람 국가로 오라”라며 “이슬람 땅으로의 이주는 의무”라고 했다. 특히 판사·학자·의사·공학자 등 전문직종을 향해선 특별 당부까지 했다.

 ‘보이지 않는 교주’란 별칭의 알바그다디는 이날도 목소리만 공개했다. 비디오 영상 메시지를 즐겼던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이 젊은 세대에 먹히고 있다는 게 서구 언론의 분석이다. ISIL의 한 전사는 “알카에다는 단체지만 우린 국가”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으로 알카에다의 대표성이 도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라크 의회는 1일 개원과 함께 의장·부의장을 선출하는 등 원 구성을 하려 했으나 결국 개원 2시간 여 만에 정회했다. 시아파·수니파·쿠르드족이 총리·국회의장·대통령을 각각 맡는 정치협상이 마무리가 덜 된 데다가 누리 알말리키 현 총리의 퇴진 문제에 대해 시아파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서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