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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은퇴 팁] 놀 듯이 일 할수 있는 '앙코르 커리어' 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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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서명수

고령자를 위한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는 미국의 마크 프리드먼은 ‘앙코르’라는 책을 통해 ‘앙코르 커리어’의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앙코르 커리어란 은퇴 후 1~2년의 휴식기를 가진 뒤 수입원이 되고 삶의 의미를 추구할 수 있으며 사회적 공헌을 할 수 있는 일자리를 갖는 것을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앙코르 커리어를 추구하는 은퇴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기서 커리어란 단순히 직업이나 경력이 아닌 개인의 인생이나 삶의 방식이라는 광의의 개념이다. 돈보다는 생활의 질이 우선이다. 그래서 시민·배우자·지역사회·친구 등의 관계가 보다 중요해진다. 노년의 행복이란 이들 관계를 어떻게 조합하고 관계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조정하느냐에 달렸다. 그러나 그 역할을 갑자기 조정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 현역시절 직장동료를 대신할 별도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만들거나 즐겁게 시간을 보낼 대상을 찾아 다니고, 퇴직 후에도 배움을 지속하는 것 등이다.

 과거 은퇴자의 재취업은 돈을 버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점점 길어진 수명과 짧아진 정년 사이의 소득없는 공백기를 메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쯤으로 여겨온 것이 사실이다. 파트타임, 비정규직등으로 일하며 10년 정도 소득을 이어가는 ‘브리지 잡’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 민간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55세 이상 장·노년층의 80% 이상이 근로를 희망하고 있으며, 퇴직 후 일하고 싶은 이유 중 경제적인 이유가 30%인 반면 70%는 건강, 능력·지식활용, 삶의 의미와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라고 한다.

 미국의 은퇴전문가 어니 젤린스키는 은퇴자에게 적합한 일의 조건과 관련해 “지위· 권력· 수입·승진처럼 출세가치를 우선시하지 않는 직업이어야 한다. 보수없이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 즉 놀듯이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이 가장 좋은 직업”이라고 말했다.

서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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