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쇼크」5일째 급변하는 생활 「패턴」|기름 「보일러」연탄용으로 바꾸는 집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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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유류와 전기료를 대폭 올린 「7·10인상」「쇼크」5일째-. 시민들의 생활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기름을 쓰던 가정용「보일러」를 연탄을 쓸 수 있도륵 서둘러 개조하고 있으며 전국 관광지에는 예약취소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빌딩」에서는「에어컨」을 사용하는 대신 부채로 더위를 달래고 있다. 또 2km이내의 출장은 모두 걸어서 가도록 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인상「쇼크」가 던진 변화의 현상을 가본다.

<가정용보일러>
연탄 「보일러」가 다시 각광을 받고있다. 시내 각 「보일러」제작회사와 설비업소에는 석유 값 인상이후 하루 10여건씩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으며 이미 주문한 기름「보일러」 를 연탄 「보일러」로 바꾸거나 겸용으로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업자들은 지난해 수요가 없어 생산을 중단하다시피 했던 연탄 「보일러」제작채비를 갖추고 새「모델」개발 등 영업방향을 바꾸고 있다.
동성 「보일러」제작사 (서울 성수동)전무 이종만 씨(43)는 이미 주문 받은 기름「보일러」10대 가운데 가정용 8대는 연탄「보일러」로 바꾸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1대는 해약을 요구해 왔다고 했다.
광주시내 「맨션·아파트」. 주부들은 「아파트」기름 「보일러」를 연탄 「보일러」로 대체하자고 관리사무 측에 요구했으나 대체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독립가옥으로 이사해야겠다는 입주자가 늘고있다.

<관광회사>
하기휴가 철을 맞았으나 관광회사들은 개점휴업이다.
작년의 경우 해수욕장 3박4일 「코스」는 6월 하순쯤 예약이 끝났으나 올해엔 단체·개인 구별 없이 예약이 드물었으며 그나마「7·10인상」후 예약취소 사태마저 빚고있다.
M관광직원 송재국 씨(40)는 아직 단체예약이 단1건도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관광예약을 취소한 김재봉 씨(38)는 며칠씩 묵는 장거리 여행을 피하고 시외「버스」나 기차를 이용 당일「코스」에 나가볼 계획이라고 했다.
M관광· 영업부장 김량백 씨(40)는 계속 안내광고를 내고있으나 전화문의만 가끔 있을 뿐 손님이 거의 없다며 휴일 용인의 자연농원과 민속촌의 당일 왕복운행이 고작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회사들은 대천· 만리포 등 2박3일「코스」를 아침 일찍 출발하는 당일「코스」로 바꿔 피서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하루 2만 명의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게 시설을 늘린 설악산 관광 촌에는 하루 평균 3천6백여 명의 관광객이 찾을 뿐이어서 관광시설의 80%가 유휴 시설화.
광주D여행사의 경우 이미 예약했던 12개 단체 중 7개 단체가 『가을철에 여행을 떠나겠다』면서 해약을 요구해왔다.

<「에어컨」>「빌딩」에 들어있는 기업체의 종사자들은 전례 없는 『가장 무더운 여름』을 맞고있다.
기름 값·전기요금이 크게 뛰자 기업체마다 초 긴축에 나서 큰 「빌딩」의「에어컨」은 거의 가동을 않고 있는 실정이다.
D「빌딩」의 경우 아직 한번도「에어컨」을 가동 않은 채「넥타이」매기를 강요하던 것을 바꿔「노타이·셔츠」 2장씩을 지급, 더위를 참고 견디도록 하고있다.
다만 점심시간 때 식당에만 「에어컨」을 가동시켜 열기를 식히고 있다.
또 K 「빌딩」도 「에어컨」가동을 않다가 최근에야 전세입주 기업체 직원들의 성화에 못 이겨 출근시간에 맞춰 30∼40분쯤만 형식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K무역상사 직원 고명석 씨(32)는 건물이 창문을 열지 못하도록 지어져 한낮이면 사무실 안이 마치 찜통 같다며 상사만 없으면 상의를 벗고 부채질하느라 업무에 지장이 많다고 했다.
광주의 많은 회사들이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는 대신 부채를 사원들에게 나눠주고 있으며 화장실 전기 불은 아예 켜지 않아 깜깜하다.

<기업체>
경비절감을 위해 중역실「코피」접대를 없애고 각종 회의는 격월제로 실시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사원들의 복지를 위해 마련한「테니스·코트」임대를 중지하고 각종취미「클럽」에 대한 보조금도 줄이고 있다.
부산 D목재는 중역들의 서울 출장 교통비를 종래 비행기 요금에서 기차요금으로 바꿨고, 대구에서는 2km이내의 시내출장은 도보로 가도록 방침을 세운 은행도 있다.
부산의 D·E등 주요기업들은 전기료를 절약하기 위해 전기요금이 비싼「피크·타임」 (하오7∼10시)에는 조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관광 「호텔」>
「호텔」업계에도 물가고의 영향이 불어 닥쳐 객실이 남아돌고 있다.
C 「호텔」은 객실 7백 개 중 4백여 개만 손님이 투숙하고 있으며 객실 3백15개를 갖고있는 J「호텔」은 60%정도가 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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