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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탈출…낭만추구하는 미국문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작년 9월 도미, 「예일」대서 교환교수로있는 이정기교수(국민대ㆍ영문학)가 70년대미국문학의 조류를 분석한 글을 본사에 보내왔다. 이교수는 이글이「로버트ㆍ펜ㆍ워런」「클리언스ㆍ브루스」「피츠체럴드」「Jㆍ홀랜더」등 미국문단중진과의 대화에서 얻어진것임을밝히고 있다. 이교수는 9월중순 귀국할 예정이다.<편집자주>
70년대 미국문학의 경향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4가지로 특징지을수 있다.
첫째 낭만주의화하는 경향을 들 수 있다. 60년대가 힘겨운 고뇌와 저항과 자기죄의식의 시대였다면 70년대 초부터는 새로운 이상을 추구하는듯한 낭만성이 작품에 깃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온 19세기적낭만주의나 40년대의 신낭만주의와는 전혀 다르다.「개체의 꿈」 (Individual Dream)이 중심이 되는 아직 단정적으로 이름지을수 없는 낭만성이라고 할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 동양적 불교사상이나 일본적 단사상에 크게영향을 받고있다는 점이다.
60년대 초반까지의 미국시의 경향은 20세기 초반부터 중추적 구실을 해오던 자기확인과 자아에의 애정적 죄의식이었다.
이것은 현대문명과 정치전쟁으로 인한 인간소외및자아상실에서 자아복구와 그소재확인의 고통스러운 싸움이었다. 흑인노예에 대한 가혹한 비인도성,「인디언」들의 대량학살, 월남전쟁으로 인한 젊은 피의 요구, 상업주의적 소비문명이 보여주는 약탈적 사회제도속의 인간양심의 짓밟힘등. 이로인한 분노가 과격한 정치적ㆍ사회적 「앙가주망」으로 발전, 자아인식을 두드러지게했다.
그러나 오늘의 미국 문학은 이상하게도 자아로부터의 탈피를 갈구하고 있다. 「로버트ㆍ덤컨」 「게리ㆍ스나이더」같은 시인들은「Rㆍ을슨」류에서 한걸음더 나아가 불구적 해탈상태에서 자아를 털고 우주적ㆍ실존적「공」상태와 시를 일치시키고자 시도하고있다.
특히 「스나이더」의 경우 일본비원에서 익힌 일본좌선적 정신통일로 자기의「자아」 (현존적)를 벗어나려한다.
「로버트ㆍ크릴리」(77년에내한한 적이 있다)는 그러한 자아에서의 탈출을 Zero set(영의 모습)에두고 있다. 즉 수학적 영은 독자가 지식으로써 깨달을수있으나 Linguistic Zero(언어령)는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가 술에 취하여 방향감각을 잃고 무엇을 했는지 아침에 전혀기억할 수 없을 경우 그것은 자아에서의 완전한 탈출, 또는 자기자신의 완전한 Zero set에 놓이게 된다고 「크릴리」는 강조하고 있다. 그러한「영의모습」은 모든 선입견이 사라진 완전무결한 결백이며 거기에서 새로운 「리듬」으로서의 행동의출발이 시작되는데, 그러한 출발이 완전한 새로운 시적창조를 낳으며 이것이 곧「언어령」이며 자아를 벗어나는 시적영의 모습이라고 「크릴리」는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문명의 역류로 인한 일본적 비행위에서 자아탈출을 할수있다고 생각하는 풍초가 너무 짙다는 것이다.
세째는 미국문학의 외래지향성이다. 그 구체적 현상으로서 기독교적 구제(Salvation)를 동양적 단으로 대신하려는 움직임, 문학형태상으로는 「폐쇄형태」에서 「개방형태」로 나가는점을 지적할수 있다고 평론가들은 이것을 『미국문학이 미국의 것으로만 머부르던때는 이미 지났고 지구문학으로 나아감에 따라 영문학적 전통의 뭇 형태는 망가지며 지구상의 온갖사상ㆍ습관ㆍ문학형태를 다수용하는 자유형의 창조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여기서 일본의 「하이꾸」(배구) 처럼 한국의 시조형이 미국시의 개방형태의 하나로서 충격적발견을 준다고 비평가인 「예일」대의 「마츠」교수는 말하고 있다.
네째 모든 시인ㆍ작가들은 우주ㆍ존재ㆍ생존ㆍ시ㆍ문학등을 하나의 깊은 자기 철학속에서 새로운 개념으로 구축하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문학의 경향이 더욱 철학화하여 새로운 자기나름의 어떤 신념을 지나칠 정도로 개념화해서 보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한국문단에서처럼 참여대 비참여, 시의형태와 수사성, 「이미지」생성의 「테크닉」, 소설과 수필의 산문형태, 작품적 미학등의 왈가왈부는 다 끝난것들이고 그것을 넘어선 고차원적 문학철학의 작품화가 유행하고 있다.
이상이 70년대 미국문학의 두드러진 경향이지만 그들 문학의 전통적 연결은 시의 경우 여전히 「휘트먼」을 원점으로 해서 20세기의 초기적 거장인 「에즈러파운드」또「월리스ㆍ스티븐즈」등이 아직도 유행하고있으며 그중「파운드」가 가장 큰 영향을 주고있다.「TㆍSㆍ엘리어트」거의 망각되고, 앞으로도 「파운드」ㆍ「휘트먼」을 계승해 계속 미국시의 표본이 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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