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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코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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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SF 영화 '코어(The Core)'에서 굳이 새로운 걸 꼽자면 소재다. 우주.외계인 등 주로 지구 밖 세계에 눈을 돌렸던 종전의 SF 영화와 달리 '코어'는 지구의 중심(코어)으로 돌진한다.

특수 탐사정을 타고 여섯명의 전문 대원이 검붉은 용암이 이글거리는 지구의 속살로 힘겨운 모험에 나선다.

그것은 생명을 건 전투와 비슷하다. 대원들을 공격하는 지하 생명체는 전혀 없으나 전인미답(前人未踏), 즉 그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가 복병처럼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코어'는 재난영화다. 로마의 콜로세움이 폭삭 무너져내리고, 미국 샌스란시스코는 폐허가 된다. 지구 전체의 자기장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또 런던 트라팔가 광장의 비둘기는 앨프리드 히치콕의 '새'처럼 인간을 공격한다.

대원들은 지구 전체의 생사가 걸린 중차대한 임무라 조금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일단 특수효과는 봐줄 만하다. 특히 지구의 심연에 접근하는 도중에 각종 스펙터클한 장면이 펼쳐진다.

하지만 '코어'는 내용상으로 낙제점 수준이다. 과학 전문지식을 끝없이 풀어놓지만 일반 관객은 따라가기가 버겁고, 드라마의 얼개도 지극히 평면적이다.

자기 목숨을 담보로 지구를 구해낸다는 대원들의 희생적 영웅담도 어디선가 본 듯한 국화빵이다. 중간 중간 양념으로 집어넣은 유머도 썰렁할 뿐….

위기 때마다 귀신처럼 등장하는 신묘한 해결책 또한 꽤나 당혹스럽다.

주연 애런 에크하트.힐러리 스웽크.스탠리 투치 등. 감독 존 아미엘. 1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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