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선호 정치인, 박 대통령 1.4%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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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의 외면’. 여권이 떠안고 있는 최대 고민 중 하나다. 예상보다 심각한 공식 경고음이 내부에서 나왔다. 본지가 29일 입수한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의 ‘전국 20대 대학생 정치 인식 조사, 6·4 지방선거 투표 분석’(대외비) 자료에 따르면 20대는 노골적으로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조사대상의 40.4%가 “새누리당을 가장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종북 논란을 빚은 통합진보당(21.4%)보다 높다. 응답자들은 주로 “정치 성향이 자신과 일치하지 않거나, 특정 정치인이 미친 악영향 또는 당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9%였다.

 ‘어느 정당을 가장 선호하느냐’는 질문에는 과반(50.6%)이 ‘없다’고 답했다. 다음으론 ▶새정치연합(31.1%) ▶새누리당(12.3%) ▶정의당(2.9%) ▶통합진보당(2.2%) 순이었다.

 이런 인식은 투표와 직결됐다. 새누리당 소속 광역 후보에게 투표한 이는 22.8%로, 새정치연합(60.5%) 3분의 1 수준이었다.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새정치연합보다 낮았다. 특히 여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부산·경남(PK)의 경우 20대의 지지를 받은 새누리당 후보는 17.9%로, 새정치연합(53.1%)에 비해 35.2%포인트 뒤졌다.

 새누리당의 뚜렷한 차기 주자군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부각됐다. 가장 선호하는 정치인을 묻는 주관식 설문에 ‘없다’(47.2%)는 답이 가장 많았지만, 기성 정치인 중에선 박원순(15.6%) 서울시장, 안철수(10.1%)·문재인(8.6%) 의원 순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1.4%에 그쳤다. 박 대통령은 여권 정치인 중에선 가장 수치가 높았지만 고(故) 노무현(2.4%) 전 대통령보다 낮았다. 이밖에 여권 정치인들은 한 자릿수에도 못 미쳤다.

이번 조사는 지방선거 직후인 9~14일 연구원 산하 청년정책연구센터가 서울대·부산대·전남대 등 전국 대학생 1695명을 대상으로 1대 1 면접조사(신뢰수준 95%, 오차범위 ±2.4%)한 결과다.

 조사를 주관한 이재영(초선) 청년정책연구센터장은 “20대는 10년 후 사회를 책임질 이들인데 통진당보다 새누리당을 싫어하는 성향이 크다는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라며 “지금이라도 청년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청년들에게 ‘새누리당이 생각만큼 나쁘지 않다’는 걸 알려야 한다”며 “청와대에 청년비서관을 둔다든지 하는 상징적인 조치들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당에서도 청년 최고위원회 설치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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