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병원정보 관리시스템, 사우디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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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중동 지역에 한국형 병원 소프트웨어 수출길이 열렸다.

 SK텔레콤과 분당서울대병원은 “사우디아라비아 지역 6개 병원에 전산관리 소프트웨어인 병원정보시스템(HIS)을 수출하기로 계약했다”고 30일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이 참여하고 있는 HIS 수출 컨소시엄은 앞으로 2년간 사우디 국가방위부 소속 10만여 명의 군인과 가족들이 이용하는 병원 6곳에 한국형 HIS를 구축한다. 700억원 규모의 병원 소프트웨어 구축사업을 따낸 것이다.

 HIS는 내원한 환자의 접수부터 진료·수납을 포함해 병원의 각종 행정정보를 전산으로 관리하는 병원용 소프트웨어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이지케어택과 공동 개발한 서울대병원의 ‘베스트케어 2.0’은 SK텔레콤의 해외 마케팅 경험, 보건복지부와 KOTRA의 지원과 결합해 해외 수출로 이어졌다.

 사우디는 의료시설은 비교적 잘 갖춰져 있지만 운영기술과 의료인력의 역량이 부족해 병원 정보기술(IT) 시스템 등을 미국이나 유럽 의료기관에 위탁하고 있다. 하지만 위탁비용이 비싸 최근에는 한국과 의료인력 교육과 의료기술 전수 측면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병원 운영 전반을 전산화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한국이 진출한 것이다.

 특히 이번 사우디 사례를 발판으로 한국형 병원 소프트웨어는 ‘오일머니’가 풍부한 걸프협력회의(GCC) 지역으로 진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이날 한국 측 컨소시엄과 사우디 국가방위부는 현지에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중동 지역 병원들에 HIS 구축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최소 300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예상된다. KOTRA에 따르면 관련 하드웨어 장비 공급까지 포함 시 수출 파급효과는 7000억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유럽·동남아시아·중화권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한국형 HIS 수출 지역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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