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에 교위 장학사들 씁쓸한 표정|"때아닌 단발령으로 잠복근무 어렵게 됐다"|수사관이 다이어 원매자로 가장. 접근 성공|관례깬 부장판사 지방전출에 희비 엇같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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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7 「캐러트」짜리 「다이어먼드」 밀수사건을 적발한 서울지검 특수3부(하일부 부장검사·송영철검사)가 수억대가 넘는「다이어먼드」를 모 요정「마담」이 갖고 있으며 은밀히 살 사람울 구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은 지난 4윌말.
수사진은 이「다이어먼드」에는 「홍콩」등지의 국제밀수단이 관련됐을 것으로 보고 국내 굴지의 보석전문 취급자를 중심으로 수사를 폈다. 수사기밀이 샐것을 우려, 검찰청에서 남대문 T「호텔」옆의 마약반 건물로 수사본부를 옮겼다.
10여일의 수사끝에 국내보석상들 사이에 보석박사로 알려진 홍모씨로부터 보석보관자가 서울낙원동 백산 「살롱」 「마담」이계향씨(49) 라는것을 알아낸 검찰은 수사관 최모씨를 원매자로 가장시켜 이씨와 지면이 있는 사람 소개로 14일 그녀와 접촉하는데 성공.
이씨는『강남지역 토지투기로 재벌자리에 올라선 사람』 이라는 다짐을 받온 후 보석함이 숨져진 안방으로 최씨를 안내, 화장대 맨 밑서랍에서 보석함을 꺼내 가죽주마니에 2중으로 싸여진 문제의「다이어먼드」반지를 꺼냈다.
팔각형의「다이어먼드」를 둘러싸고 50여개의 좁쌀모양의 입 「다이어」가 테를 둘러 영롱한 광채를 발했다.
가격을 어림잡지못한 수사관이 「3억5천만원」을 부르자 이씨는 품질감정서를 내보이며 5억원을 요구, 4억5천만원에 가격이 결정된 뒤 이씨는 보석의 실제주인이 박영복씨며 의심스러우면 진품여부를 확인한 후 거래해도 좋다고 자신을 보였다고 했다.
이순간 자신의 신분을 밝힌 최수사관은 「다이어먼드」를 압수. 서울대병원에 입원중인 박씨를 만나 「다이어」의 주인임을 확인했다.
○…한달이나 끌어오던 법관(부장판사급) 인사내용이 l6일 밝혀지자 법원 주변에서는 『신임 이영섭대법원장의 맨 첫번째 포석』이라고 풀이.
그도 그럴 것이 이대법원장이 지난 3월23일 취임식에서 『품위가 없는 법관은 사법부에서 도려내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이번 인사를 앞두고 이공약이 어떤 형태로 구체화될지 관심을 모았던 것.
당초 이 인사는 지난달 16일 법원장급 이동에 이어 l, 2주일 후에 있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서울고법과 서울민사지법의 부장판사등 몇몇 법관을 두고 쉽게 결말이 나지않아 시간을 끌었다는 후문.
막상 뚜껑이 열린 뒤 고법부장으로의 승진이 당초 예상보다 4명이 많은 9명으로 밝혀지자 법윈내부에서는 모처럼 숨통이 트였다고 환호성을 올렸으나 7명의 서울지역 지방법원 부장판사가 관례를 깨고 지방으로 전출되어 희비가 엇갈렸다.
이 같은 지방전출과 함께 또 『앞으로는 서울과 지방의 인사교류를 근무연수에 따라 「스테레오·타입」으로 하는 것을 지양하고 근무성적에 따라 신축성있게 처리하겠다는 인사원칙 설명이 덧 불여지는 바람에 지방으로 전출된 부장판사들이 법관으로 계속 일할 것인지의 여부에 대해 관심이 쓸리고 있다.

<권한 이양 후 민원늦어>
○…지방행정을 효율있게 처리하기 위해 내무부가 각종 인허가 업무와 인사권을 부산직할시와 각 지사에게 대폭 이양했으나 일부 도백들이「소신있게」그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고 내무부 간부들이 걱정이다. 이권이 개입될 여지가 많은 인허가 업무는 말썽을 두려워하여 일부러 내무부의 의견을 물아오기도해 권한 이양으로 오히려 민원사무처리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구자춘 내무장관은 『이런 태도는 서정쇄신의 그늘에서 안주하려는 자세』라며 경고.
○…서울시 교육위원회 장학사들은 으즘「낙하산식 인사」에 씁쓸한 표정.
이는 지난달 24일 장학사급의 수평이동에서 S기계공고 평교사인 조모교사가 교무주임이나 시교위 산하구청의 장학사등 당연히 거쳐야 할 단계를 뛰어넘어 S고 교감으로 발탁된데다 학교 화재사건으로 징계돼 충남으로 내려갔던 H교장이 1년도 안돼 「컴백」하여 2백여 장학사들이 모처럼의 일선 진출기회를 놓치게 됐기 때문.
장학사들은 또 지난 2일 「J여고 과외교사 파면 허위 보고 사건」과 관련, 문책인사를 단행다면서도 본청내에서의 자리바꿈에 그쳐 인사에 숨통이 트이지 않는다고 푸념.
○…이수영 부산시경국장의 단발령 때문에 군장교식으로 머리를 짧게 깎은 시경 산하 사복 형사들은 잠복근무가 어렵게 됐다고 불평.
효주양 납치사건, 송도 알몸여인 토막살인 사건, 남천동 여고생 피살사건, 범천동 주부사건등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강력사건을 한건도 해결치 못한 수사진들은 짧은 머리때문에 신분이 드러나 용의자 추적, 잠복근무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사건 해결이 더욱 어렵게 됐다고 했다.
Y경찰서 이모형사는 머리를 짧게 깎은 후 효주양 납치범 용의자로 추적해 온 차치기 전과자 김모(28)의 은신처 근처에 이틀 동안 잠복근무를 했으나 김의 가족들이 눈치를 채 허탕쳤다. 【부산】

<시, 5월 인사설로 숱렁>
○…서울시 본청과 15개 구청·출장소를 비롯, 산하 전 기관이「5월말 인사설」로 크게 술렁이고 있다.
정상천 서울시장이 부임 6개월이 지나도록 인사다운 인사를 하지 않은 데다가 정시장 체제를 구축하는 인사가 있을 법하기 때문에 인사폭이 클 것으로 예상, 말단 직원에서 실·국장까지 시장실 주변 동정을 살피며 정보수집에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특히 『그늘진 곳에서 묵묵히 일해온 직원은 햇빛을 보도록 하겠다』는 정시장의 인사지침 때문에 한직에서 때를 기다려온 일부 직원들은 일손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인사이동을 무척 기다리는 눈치.

<답장쓰는 전담 비서도>
○…학생들이 문교부장관에게 보내온 편지가 부쩍 늘어나 편지내옹을 요약하고 답장의 초안을 만들어 장관의 결재를 받는 전담 비서까지 생겼다.
하루 평균 1백여통의 각종 편지가 장관실에 배달되는데 이중 60여통은 학생들이 보낸 것으로 국민학교 어린이와 여중생들의 편지가 대부분이다.
『공장일이 힙겹지만 교문을 들어설 때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는 내용의 편지도 있다. 답장에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내용을 담아 장관이 직접 서명을 한 뒤 발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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