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최고의 샷감각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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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서 연습 라운드를 치른 최경주는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이었다. 처음으로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것이 감격스러운 듯 평소 말을 아끼던 태도와 달리 거침없이 달변을 이어갔다.

저녁식사 때는 경기장 인근의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스윙 코치 필 리츤과 부인 김현정(32)씨.아들 호준(6).딸 아만다(2) 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뉴욕.LA 등지에서 응원온 교민은 물론 고향인 완도에서 날아온 10여명의 열성 팬도 최경주와 자리를 함께 하며 선전을 기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잭 니클로스와 함께 1라운드 경기를 하게 됐는데.

"누구랑 같은 조에서 플레이하든 크게 신경쓰지 않지만 일단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니클로스와는 지난해 메모리얼 대회에서 함께 라운드 해본 적이 있다. 당시 니클로스가 'PGA 공식대회에서 KJ(최경주의 애칭)가 마지막 파트너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는데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

-비가 많이 내렸는데 경기하는 데 지장은 없겠나.

"오히려 잘됐다. 그린이 부드러워져서 오히려 경기를 풀어나가기 쉬울 것이다."

-현재 컨디션은.

"소니오픈 이후 슬럼프를 겪으면서 머리털이 빠질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웃음). 그러나 필 리츤 선생의 지도를 받으면서 지금은 컨디션을 회복했다. 리츤 선생은 현재 내 기량이 (기대 수준의) 98%라고 말했다. 스윙에 군더더기가 없어졌음을 스스로도 느낀다. 샷에 파워가 실리고 공이 마음먹은 방향으로 잘 가는 편이다."

-가장 까다로운 홀과 마음에 드는 홀을 꼽는다면.

"파5의 13번홀(4백64m)이 까다로운 편이다. 드라이브샷을 당기거나 밀어치면 두 번째 샷을 하기 어렵다. 12번홀까지 성적을 보고 드라이브를 잡을지 말지 결정하겠다. 가장 마음에 드는 홀은 15번홀(파5.4백55m)이다. 두 번째 샷을 하는 지점에서 그린이 나를 반기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마스터스가 다른 대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대회의 품격이 느껴진다. 선수들은 팬들의 요청이 있어도 코스 내에서는 사인을 해줘서는 안된다. 사인을 해주는 장소가 일일이 정해져 있다. 어딜 가든지 보디가드가 따라다니는 것도 인상적이다."

-퍼트 감각은.

"그동안 퍼트에 애를 먹었는데 이제 자신감을 되찾았다. 유럽에서 생산한 '예스' C그루브 퍼터를 사용할 예정이다. 기술적으로 본다면 당구에서 '밀어치기'(톱스핀)하듯 퍼트할 때 공을 잘 구르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거스타=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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