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억넘는 사채시장 정비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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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회는 26일 최규하총리·신현확부총리와 관계장관들을 출석시켜 경제 및 사회문제에 대한 대정부질문을 벌였다. 질문에는 이승윤(유정)·한갑수(민정)·엄영달(신민)의원이 나서 ▲물가안정대책 ▲사채규제방안 ▲서정쇄신추진실태 ▲교육부조리시정문제 등을 주로 따졌다. 세의원은 오늘의 교육문제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가 과외공부를 규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한의원은 특히 극성과외를 막기위해 고교입시제를 부활시킬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엄의원은 과외에 들어가는 돈이 연간 5천억원에 달하며 어떤 가정에서는 과외비용이 수입의 75%까지 차지한다면서 근절책이 무엇이냐고 따졌다. 국회는 이날로 3일간의 대정부질문을 모두 끝내고 27일부터 상임위활동에 들어간다. <질의·답변내용 3면>
첫 질문에 나선 이승윤의원은 『최근의 물가문제는 그 본질에 비추어 과거처럼 일정한 숫자적 목표를 선정해놓고 그 고수에만 집착해서는 안되고 과감한 시장기능의 회복과 간접규제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의원은 『사채시장을 없애자고 만들었던 단자회사를 등에 업고 사채시장이 창궐하고있어 정상적인 제도금융이 비정상적인 사채금융에 의해 대치되어가고 있다』고 말하고 『사채업자를 간접적으로 방조한 단자회사를 색출하여 사업인가를 취소할 용의가 없느냐』고 따졌다.
그는 『금년 개장에서부터 지난 15일 사이에 주가는 주당평균 43원이 떨어져 30억9천7백만 총주식의 손해액은 1천3백31억원이며 상장주식의 61% 지분율을 나타낸 일반투자자의 손해는 8백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한갑수의원도 사채문제를 들고 나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채에 대해 강력한 통제령을 발동할 용의가 없느냐』고 묻고 『사채를 제도금융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금리체계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따졌다.
한의원은 농촌에서 가마당 3만6천원하는 일반미가 서울에서는 5만원에 거래되어 중간상인만 부당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 일반미 최고가격을 해제할 용의가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50억원이상의 거액대출업체가 현재 1백60개사에 달하고 이들 중 융자금이 자기자본의 3백%가 넘는 업체가 59개나 된다고 지적하면서 편중대출업체의 명단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한의원은 「이란」사태이후 「걸프」가 유공에 대해 21%의 감량통보를 했고 「유니언」사도 경인「에너지」에 감량통보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국내 석유수급에 문제가 없는지, 물량확보에 차질은 안생기는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엄영달의윈은 『공무원들에게 자술서를 강요하는 것은 공무원전체를 우범자, 내지는 피의자로 취급하는 처사』라고 지적 『정부는 출된 부정·위법행위도 처단못하면서 숨어있는 비위를 자백에 의해 찾아내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김치열법무장관은 지난 24일 천명기의원(신민)이 『「크러스천·아카데미」간부 6명을 연행해갔다는데 이유가 뭐냐』고 물은데 대해 『검찰은 모르는 일이고 알아본 결과 계급투쟁을 유도하는 취지의 내용이 실린 근로자 의식구조라는 「팸플릿」이 나돌아 이의 용공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희만농수산장관은 금년 쌀생산목표 4천2백만석을 달성하기위해 신품종재배를 확대하고 고미가정책을 계속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하고 수매때 신품종을 우선하겠다고 밝혔다.
엄의원은 『사채정리방안의 하나로 저축성 예금에 대해서는 시한부의 부가금리를 실시하는 것이 어뗘냐』고 묻고 중화학공업에 대한 투자를 선별적으로 조정하고 생필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서정쇄신에 관해 엄의원은 『권력형 부조리는 다 법망에서 빠지고 피라미만 걸려들고 있다』면서 『석공산하의 나전·함백광업소장등이 자기 일가친척을 특진시키는가 하면 광산용 자재로 가구를 만들어 서울 자기집으로 실어나른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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