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 40m·파고 18m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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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남빙양의 기온은 예상보다는 훨씬따뜻했다. 체재기간은 최저 영하3·4도에서 최고가 영상2·4도. 대부분이 영상의 날씨였다. 그래서 「러닝」차림으로 갑판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고 바람이라도 치는 날이면 체감온도가 작용하여 살을 에는 혹한을 느끼게 했다. 영하1·9도만 되어도 갑판에서 바닷물이 얼어붙어 작업에 어려움이 많았다.
남빙양 최대의 위력은 역시 바람.
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하다가도 바람이 불었다하면 기온은 영하가 되고 초속은30m를 오르내렸다.
가강 강했던 바람은 초속 43m, 파고18m의 서풍이었다.
문을 한 곳이라도 열면 5천t급 선내 전체의 구석구석까지 회오리치고 문이 덜컥거렸다.
밖에 나가 서있으면 머리카락이 이마를 때려 째지는듯 따가왔고 2∼3분만지나도 벌겋게 충혈돼 올랐
난간을 잡고 바람을 마주해 서있으면 풍압에 못이겨 입이 저절로 열려져 다물수가 없었다. 호흡도 물론 안된다.
눈은 수평으로 휘날렸고 바람 때문에 바위에는 쌓이지를 못했다. 모두가 바닷물에 날려가 녹아버리고 마는 것이다.
남빙양의 활동가능기간은 11월중순부터 2월하순까지. 그러나 올해는 2월달에 접어들자 기온이 급강하하고 폭풍은 끊일날이 없었다. 남북호가 조기철수한것도 그때문이었다.
남극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다. 그러나 그곳은 우리가 가지않으면 안될 숙명의「프런티어」인지도 모른다.
남북호선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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