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업무 마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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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봄철 영농기를 눈앞에 두고 농협을 덮친 검찰의 부조리 일제수사로 구판·대부 등 농협의 각종업무가 마비되고 있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비료값·종자대·보온못자리용「비닐」대금 등 영농자금과 자재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신학기 각급 학교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도 중단되고있다.
농협의 업무가 이같이 마비된 것은 대출관계서류와 비료수급대장 등 농협의 각종 중요서류가 검찰에 제출되고 간부와 실무자들이 무더기 소환됐을 뿐만 아니라 일부지역에서는 아예 단위조합의 구매창고를 봉함 해버려 구판 사업이 중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우기 농협직원들은 부조리에 직접 관련되지 않은 경우에도 심리적으로 불안을 느껴 대부분 일손을 놓고있으며 직원들 사이에도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이루고 있어 정상업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춘천】검찰이 단위조합의 구매창고를 봉함하고 양곡보관대장·계통구매대장·비료판매대장 등을 압수해버려 일선판매업무가 사실상 마비됐다.
춘천 단협과 춘성군 신북면 단위조합의 경우 당장 보온못자리용「비닐」과 비료공급이 불가능해 봉함한 창고문을 열기 전에는 농민들을 되돌려 보내야될 실정.
단위조합관계자는『10일쯤부터는 영농자금과 보온못자리용「비닐」·비료 등 각종영농자재판매가 본격화 될 터인데 큰 걱정』이라고 했다.
【천안】각 군 농협과 단위조합의 구매 및 대부업무가 사실상 중단됐다.
아산군 농협의 경우 검찰수사가 시작된 이후 상무대리 등 3명이 입건되고 관계직원들이 참고인으로 소환돼 직원들은 서로 눈치만 보는 형편.
천원군 농협도 6일 농약판매와 고공품 구매관계로 단위조합 경제부장과 구매담당직원이 소환되자 영농자금 대부신청을 한 농민들이 찾아오면『담당직원이 없다』며 대부업무를 꺼리고있다.
이 때문에 영농자재 공급과 농가생필품의 공급길이 막혀 농민들은 일부러 장날을 택해 물건을 사는 불편도 겪고있다.
【대구】농협경북도지부의 경우 대출관계서류 등 중요서류를 검찰에 압수 당하고 10여명의 실무자가 매일 소환을 받고 있어 대출업무는 물론 일반업무까지 정지된 상태다. 또 24개 군 조합에서도 수사를 받지 않는 직원들까지 심리적 불안으로 일손을 놓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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