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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설관의 여당권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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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공화당 5역이 전면 개편 된데 이어 국회의장과 유정회 의장도 경질될 것으로 알려져 여권에 인사 선풍이 몰아쳤다. 공화당의 당의장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원내총무 중앙위의장 등 5역이 모두 바뀌었지만 하나같이 낮 익은「얼굴」이고 국회의장에도 백두진 유정회의장이 내정됨으로씨 『새 사람이 없다』『얼굴만 달라졌지 운영은 매 한가지일 것』이라는 등의 평판이다. 거기에다 공화당이 새로 당 부의장제를 신설키로 하자 뒤질세라 유정회쪽에서도 부의장을 두겠다는 등 위인설관의 경쟁마저 벌이고 있다.

<정계에 여운… 의장인선>○…여당권 개편 중에서 지역구 출신이 맡아 오던 국회의장직이 유정회에 넘어가는 것은 정계의 의표를 찌른 일이고 그만큼 충격도 큰 것 같다.
그 주인공이 백두진 유정회의장이라는데도 묘한 여운이 있다. 백의장은 8대 국회에서 공화당「전국구」출신으로 국회의장을 지냈다. 이번에 다시 국회의장을 맡는다면 직선 아닌 의원으로서 두 번 다 백의장이 차지하는 것.
이것은 유신에는 일보의 양보가 없는 백의장 자신의 공로주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유정회를 명실상부한 원내 제1교섭 단체로서 대우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유정회가 국회의장을 맡는다해서 국회운영의 주도권을 행사하느냐는 문제와는 꼭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유정회의 이영근총무는 이 문제와 관련해『국회의 실질적인 운영은 운영위원장에 의해 이루어지는게 아니냐』고 했고 이종직부총무는 공화당 총무가 겸임하던 운영위원장까지 유정회가 맡을 가능성을 부인.
공화당의 현오봉 신임총무는『공화·유정 조정회의를 내주에 해 보아야겠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지만 오준석 운영위원장대리나 강병규 부총무 등은 『운영위원장은 계속 공화당이 맡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회운영의 실질적인 업무를 장악하는 운영위원장이 공화당에서 나온다 하더라도 지난 6년간 유정회 의장으로서「비타협」자세를 견지해온 백두진씨의 행동「스타일」과 성격이 여야간의 융통성에 대한 제약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없지 않다.
이런 우려와 함께 국회의장은「지역구」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명분론이 야당 쪽에서 강력히 나오고있다. 우선 신민당의 고흥문 대표권한대행 송원영 총무 등은 백씨의 장실이 나오자마자 『3분의2나 되는 직선의원을 제치고 임명「케이스」의원을 국회의장에 선출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통일당에서는 반박 성명까지 내는 등 심상치 않은 거부 움직임.
백씨가 의장직을 맡게된데 대해 한 여당간부는 유신 1기 동안「강경노선」으로 공을 쌓았고 8대때 단명으로 끝난 것이 고려 된것 같다고 풀이했다.
한때 국회의장실, 공화당부총재설이 나돌았던 김종필 전총리는 그 이유는 분명치 않으나 스스로 한운야학의 입장을 희망했다는 얘기가 있다.

<다선 의원들 예우에 고심>○…박준규·구태회·현오봉씨 등 3명의 6선의원에게 당의장서리·점책위의장· 원내총무 등 요직을 맡긴 공화당은「소외」의 인상마저 느껴지는 4, 5선의원과 한동안 쉬다 들어온 중량급 인사들의 소화에 고심중이다.
5선으로는 김종비 이효재 장경정 민관식 길전식 이병위 김종철 서상련의원 등 8명이 있고 이중 당의장을 지내고 상임고문실이 있는 김·이씨와 국회부의장 및 당부의장으로 내정된 민관식 길전직 이병납씨를 제외하면 장경순 김종철 서상련의원의 예우가 문제.
4선의 오치성 전사무총장·김창근 전국회재무위원장과 3선 김택준 전원내총무 등에도 어떤 배려가 요망된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공화당이 모색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해결방안은 위인설관-.
내주 초 확경될 당헌 개정안을 보면 당부의장 3명이 신설되고 현재 17명으로 규정되어있는 당무위원을 20명선으로 증원하는 내용.
신임 공화당 간부들은 당부의장 자리를 만들어 몇 명을 소화키로 했지만 그 서열과 성격 등의 문제가 남아있다는 것이고 5선과 일부 중진급은 당무위원으로, 4선 의원은 국회상임위원장에 앉힌다는 복안이라는 것.
그러나 4선의원 12명중 오치성·신형식 전·현사무총장을 빼더라도 장영정·장승태·김유탁·김임직·문태준·양매자·유승원·김룡호·이종근·김창근의원 등 10명이 모두 전·현직상임위원장이고 3선 의원중에서도 일부 상임위원장에 발탁될 가능성이 있어 공화당에 배정된 8개 위원장자리의 경합이 불가피하다.
3선의원 가운데서는 문형태 강병규 박명근 최재구 이도선 이만섭씨 등이 심심찮게 위원장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유정회직 내주에 재가>○…유정회의장으로 내정된 태완선씨는 박정희대통령으로부터 지난21일 통고를 받은 후 이영근총무 등으로부터 회직「접수」작업을 벌인데 이어 구체적 인선에 들어가 내주 초까지는 재가를 받는 절차를 밟을 것 같다.
지난번 유정회 3기때 원내총무단·정책연구실「팀」등 회직자가 대거 재기용 됐던 점에 비추어 감투의「크기」에 관계없이 회직을 맡으려는 사람들이 많은 실정.
국회상임위원장·대변인·행정실장 등을 포함해 의원들이 노리는 회직은 15개 내외나 된다.
이미 원내총무에 최영희, 정책위의장에 박동묘씨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고 간부 증원을 위해 운영회의가 의장·정책위의장·국회부의장·총무·무임소장관·국회상임위원장으로 구성되던 규약을 고쳐 회직과 운영위원을 분리시키고 부의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의장에는 이석제 전감사원장 송배용 전경제과학심의위원 한태연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국회상임위원장 후보로 △법사=김세배 이도환 △외무=이동원 이종긍 △농수산=김주인 신범식 △건설=오준석 이정석씨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유동적. 그동안 공화당이 맡아오던 법사위원장 자리를 유정회가 차지하게 되면 유정회「케이스」의 보사위원장이 공화당에 넘어갈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도 있다.
대변인에는 공화당 대변인을 지낸 이해원의원과 언론인 출신의 정재호 김영수씨 중에서 인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여당권 개편방향에 대해 신민당에서는『정치 활성화에 기대를 걸기 어렵다』고 보고 우선 백두진씨의 국회의장 선출부터 저지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그 방안의 하나로 신민당에서 의장후보를 내는 것까지 검토해 선출과정에서 파란이 예상된다. <한남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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