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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검절약과 재정의 수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물자절약은 절약자체에 뜻이 있기보다는 절약된 물자와 재원을 어떻게 생산적으로 집약하느냐에 더 큰 뜻이 있다. 그러기에 물자절약은 대원의 최적배분이라는 관점에서 정부·기업활동은 물론 개인소비형태에까지 골고루 파급되도록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이런 분위기는 사회 각계층의 이해가 크게 상충되지 않고 근검·절약이 적절한 보상을 얻어 그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때 비로소 성숙되기 시작한다. 각부문간에 자원·소득의 편재가 존재하거나 이를 사후적으로 조정할 마땅한 수단이 마련되지 못할 때는 절약의 실효도, 사회적 생산성을 늪이기도 어렵다.
근검·절약운동의 가장 큰 부조리는 그것이 가장 실현되기 어려울 때일수륵 그 필요성도 함께 높아지는데 있다. 지금같은「인플레」시기는 누구도 현재 가치보다 감소될 미래가치를 위해 저축을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모두가 현재소비에 열을 올리게되면 급기야는 시장금리를 일시에 끌어올리고 공급과의 마찰을 일으켜 더욱 높은 「인플레」의 단계로 이전하게 마련이다.
이런 악순환을 단절하는데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박대통령이 지시한것 처럼 부족물자 덜 쓰기 운동을 관에서 주도하고 총수요를 근원부터 억제하는 노력도 필요하며, 공급을 보다 적절히 조정하여 수요와의 마찰을 줄여가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이런 일을 효과적으로 해내는대는 역시 재정의 역할이 제일 앞선다. 재정이 솔선하여 절약하고 재원의 배분을 합리적으로 다루어 생산생을 높이는 일은 물자절약운동의 시발이자 요체다. .
특히 중요한 것은 단순한 물자의 절약뿐아니라 행정의 능율을 높이고 정부활동의 선별을 통해 재정의 긴축을 달성하는 일이다. 정부는 이미 연두회견에서 3천억윈의 총재정흑자를약속하고 있으나 지금의 어려운 수요관리여건에 비추면 이 정도로는 아직도 부족하다.
준통화까지 한데 묶어 강력한 통화긴축을 내건 마당에 재정이나 여타부문에서 상응하는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기업활동에 주름살만 가중시킬뿐, 긴축도 안되고 돈은 흔하되 자금난은 심화되는 기이한 현장만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재정은 재정대로 너무 일을 벌이지 말고 투자나 지출을 절감하여 적어도 5천억원이상의 흑자를 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전환기의 대만과 일본이 고성장의 유혹을 눌러가며 지속적인 재정흑자를 유지한 덕분에 믿기 어려운 경제안정을 누렸던 경험은 좋은 교훈이 된다.
기업활동에서도 절약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원료와 「에너지」를 절감하는 새로운 공정을 개발하는 노력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중의 보상을 받는다.
특히 긴축이 크게 강화되는 시기에는 투자도 더욱 선별하여 자금계획을 무리없이 이끌어 나가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배럴」당 20「달러」이상의 유가등귀가 불가피할 전망이므로「에너지」절약을 위한 보다 강력한 대처가 시급하다는 사실에 모두 유의할 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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