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화의 발자취를 한눈에…|「민족문화대백과사전」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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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문화의 또 하나의 자랑스러운 유산이될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 박대통령의 지시에따라 만들어지게 됐다. 박대통령은지난14일 문교부연두순시를 끝내고 이선근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에게 연차사업으로 이사전을 편찬, 발간토륵 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다.
앞으로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주도하게 될 이백과사전편찬사업은 우리의 학계를 총동원, 오랜역사속에 전승되어온「우리의 문화」를 정리하고 후대에 올바른 민족관을 심어주게 되리라는 점에서 온국민이 거는기대도 크다.
좋은 사전은 한나라의문화를 저울질하는 척도가 된다. 또 정부가 주도하는 방대한 편찬사업은 동·서양를 막론하고 그시대의 국역을 과시하는 업적이 돼왔기 때문에 이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의견이 모야져야할것이라른게 학계의 의견이다.
백과사전이란 각분야별로 전문사전이 만들어진 다음에 그것을 종합하것이 통례다.
그러나 각 분야별 전문사전이 아직 갖추어져있지 못하기에 우선 어려움이 있을것 같다.
해방이후 현재까지 나온 전문사전은 손꼽을 정도다.
국어분야의『한글대사전』(한글학회편) 국사분야의『국사대사전』(이홍직편)정도가 있을 뿐이고 부문별로 전문사전구실을 하도록 꾸민『국어국문학사전』(서울대동아문화연구소편),『한국정치경제학사전』(서울대동아문화연구소편),『한국학대백과사전」(을유 문화사편)이 나와있다.
이밖에 백과사전의 범위에 포함시킬수 있는 것으로는 『한국인명대사전』(한국 인명사전 편찬실편),『한국도서해제』(고대민족문학연구소편) 등이 연구에 도움을 주어왔을뿐이다.
1962년에 나온 『국사대사전』은 앞으로의 백과사전편찬에도 크게. 도움이 될수 있는 국학사전으로 평가된다. 이사전에 포함된 항목은 국사자체에 관한 역사사실은 물론, 국문학·한문학·종교·인명·지명·전적·풍속·관제·직명·고고·미술·음악등 거의 모든 분야를망라하고 있기때문이다.
편집에 있어서도 소항목주의를 따르되 내용의 중요성, 문제성에따라 풀이의 양을 늘려대항목·중항목으로 다루고있다.
이에비해『한국학대백료사전』은 가나다순으로 항목을 배열하면서도▲국토지리·고고▲정치·제도 ▲사회·경제▲종교·사상·교육▲민속·전설▲어문학▲문학·예술▲과학·기술▲서지▲인물등 10개의 분야로 나눠 다루고있는 분류사전이라는 특색을 갖고있다.
이같은 사전들은 앞으로 만들어질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모두 흡수되어야할 것이다.
한편 항목선정·항목표시·해설의 원칙·참고부호의 사용등 체제를 만드는데 있어서의 기술적인 문제들은 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천혜봉교수(성균관대·서지학)는 사전을 엮는방법에▲주제별로 편찬하고 뒤에 종합단일색인을붙이는 방법▲자모순으로 종합적인 배열을 하고 주제별로 색인을 붙이는 두가지 방법을 들고 있으나『민족문화를 영역마다 종합적으로 다루기 위한 사전이 되기 위해서는 주제별사전을 꾸미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단 사전의 기술에 었어 현학계의 연구성과를 충분히 반영하기위해 우선객관적인 기술을 하고 항목마다 참고문헌을 붙이는방법을 권하고 있다. 또주제별 사전이 갖고있는 흠으로 지적되는 분야마다의 중복을 연관색인으로 찾아보기 쉽도록 보완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무릇 사전편찬이란 1대의 사업이 아니라 대를이어야할 영구사업이다.
권위있는 백과사전이 대개 짧지 않은 세월끝에 만들어진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인내가 필요한 사업인가릍 짐작할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관찬백과사전이라 할만한 『증보문헌비고』(2백50권·50책)가 완성되기까지에는 1백38년이 결렸고, 「프랑스」의 백과사전(1백16권)이 80년, 또 영국의 이름난 「엔사이콜로피디어·브리태니커」(24권)가 55년이 걸렸다.
이제 착수한 우리의 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이처럼 오랜 세월속에 끊임없이 추가보완되는데서 비로소 완벽한사전이될 것이라고 학계인사들은 보고 있다. 이숭령박사(학술원회원)도 『수10권의 사전을 만들 이 편찬사업은 우리의 학자들이 총동원되는 거국적인 사업이 되어야하고 또 사전의 충분한 검토와 계획만이 훌룽한 문화유산을 남길수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방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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