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 청소년들의 배움터 공민교들 학생모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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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제적 곤란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적령기에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교육기관인 공민학교가 신학기를 앞두고 학생들을 뽑고있다.
연령에 크게 제한 받지 않고 누구나 입학하여 수업료 없이 공부할 수 있는 공민학교는 전국적으로 20개교. 서울 시내에 인가된 공민학교는 공·사립 모두 4개교에 이른다.
서울시내 4개의 공민학교 중 공립은 2개교. 전농국민학교 부설 공민학교와 봉천국민학교 부설 공민학교가 그것이다.
53년 서울시 교육위원회에 의해 설치된 이들 공민학교는 3년「코스」로 되어있는데 지정된 3년 동안 국민학교 6년 과정을 끝내도록 되어있다. 전과정이 끝나면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를 거쳐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서울 전농국민학교 부설 공민학교의 경우 현재 재학생은 17명. 13세부터 10세까지의 연령층이 고루 재학하고 있는데 3명의 전담교사가 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서울에 주민등록만 되어있으면 누구든 입학하여 공부할 수 있다고 이금용 전농국민학교 교감은 밝힌다.
한편 2개의 사립공민학교는 서울 YWCA와 서울 청소년회관 등 사회봉사단체가 운영하고 있다. 서울 YWCA가 50년대에 설립하여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은 기청공민학교.
기청공민학교는 현재 79학년도 신입생 (1백명)을 모집하고 있는데 모집인원은 1백명. 13세 이상의 부녀자를 대상으로 국민학교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교육내용은 국민학교 전과목과 주산·한자.
중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고등공민학교는 서울이 39개교 (전국1백78개교).
서울 청소년회관 부설기관인 고등공민학교는 76년 설립되었다.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만14∼18세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중학교 교육과정을 가르친다. 현재 주·야간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l백명).
그밖에도 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은 여러 공민학교가 있다.
그중 전직 여교사가 중심이 되어 이루어진 여성생활 연구원(대표 정찬남) 이 올해 처음으로 여성을 상대로 한 중학과정「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l년「코스」의 야간반 이다.
공민학교를 찾는 학생들은 대부분 신체허약·경제적 곤란·가정파탄 등의 이유로 적령기에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
대부분의 공민학교가 일반의 무관심 속에서 교사·교실·운동장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불충분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수업에 몰두, 연령의 장벽을 극복하고 있다』고 서울 청소년회관 부설 고등공민학교 체육담당 이성균 교사는 얘기한다. 따라서 이 교사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쳐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은 늦었다고 실망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공민학교를 찾아 배움의 길로 나서라고 권했다.
한국인의 유난한 교육열·일반적인 생활여건의 향상 등으로 대체로 공민학교의 필요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 그러나 아직도 공민학교를 찾아야하는 층이 있는 만큼 정부당국이 교사확보·교육시설·교사배치 등에 보다 많은 지원을 해줄 것을 공민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사회봉사 단체들은 요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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