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분류사 편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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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최영희)는 올해부터 83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조선왕조실록 분류사편찬」 작업을 추진키로 하고 그 세부계획을 확정했다.
이 작업은 조선시대사 연구의 근본자료가 되고있는 「실록」 (1천8백93권·8백88책)을 모두 분야별로 나눠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삭인화하는 방대한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실내에 이현종실장을 책임자로 하고 13명의 연구관과 연구보조원 12명으로 구성된 분류사 편찬부를 설치했다. 지난해까지 우리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화하고 그 동안의 연구성과를 총정리하는 「한국사」 (전 25권) 편찬사업을 완료한 이위원회는 이를 잇는 중요사업으로 분류사 편찬을 새로 추진케 된 것이다.
제1차 연도인 올해는 우선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분야별로 25대 4백72년간의 「실록」 기사를 초록, 「카드」화하는 일부터 착수한다. 계획에 따르면 이같이 나눠진 기사를 내년에는 분류항목표에 따라 다시 항목별로 나누고 다음 3년간은 세목으로 나눠 정리한다는 것.
이같은 작업계획을 위해 편찬부는 먼저 「분류항목표」를 짰다.
이 분류항목표는 크게 정치·경제·사회·문화의 4분야를 설정하고 분야마다 34개의 주제별로 항목 및 세목으로 나누었다.
항목표를 간추리면-.
◇정치분야- ▲정치 (왕실·관료임면제도·중앙정치기구·지방정치기구·중앙관료조직· 지방관료조직·행정구역변천·과거취재제드·시무논쟁·정쟁·형정·내란·인물) ▲외교 대명·대청·대녀진·대왜·대류구·대동남아 관계) ▲군사 (경군조직·지방군제변화·부방조직·군역변천 군사혜휼·병참·운수통신·관방·병법변천·군기발달)
◇비제분야- ▲재정 (재정세제 전매) ▲금융 (금융화폐 물가) ▲토지 (토지제도 농장) ▲농업 (농업정책 농업기술 농촌산업농민생활 임업) ▲수산업 (어업 염업) ▲광업 (광업정책 광산개발) ▲상업 (상업정책 상인 시장 무역) ▲수공업 (수공업정책 수공업기술·제조업 장인생활) ▲교통 (육운 선운) ▲도량형
◇사회분야- ▲사회사상 ▲사회제도 ▲사회신분 ▲민중운동 ▲여성 ▲호구 ▲가족제도 (가족제도·상속제도) ▲향촌사회조직 ▲사회기강 (사회윤리·사회범죄) ▲생활풍속 (의례·풍속) ▲의식주 (복식·식생활·주거) ▲사회병리 ▲사회일반
◇문화분야- ▲종교사상 (유학·불교·도선·토속신앙·실학·동학·서학·풍수지리) ▲교육 (유학교육·기술교욱) ▲사학 ▲어문학 (국어학·외국어학·국문학·한문학) ▲과학기술 (천문학·지리학·삭리학·의학·인쇄기술·과학문물전래) ▲예술 (음악·미술·건축· 공예·연극·고고금석학) ▲서지 (서지학)
이 위원회는 이 분류작업이 끝나는 대로 84년부터 분류사 자료집을 간행할 예정인데 워낙 방대한 작업이라 아직 간행권수를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이현종실장은 이 작업의 부산물로 총색인·분류사색인·연표·용어술어사전·인명사전· 조선시대 출판연감 등도 나오게될 것이라고 밝히고 이를 통해 조선시대사 연구는 더욱 박차를 가하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계에서도 이 작업이 ▲조선시대의 잘못된 여사사실을 바로 잡게되고 ▲전후시대를 상호 연관시켜 일관성 있는 분류사를 연구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의 연구성과들을 반성하고 새롭게 출발하리라는 점에서 조선시대사 연구의 획기적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가 크다.
이미 국사편찬위원회는 지난 55년부터 58년까지 4년동안 조선왕조실록영인본 (전48귄)을 완간한바 있으며 63년에는 이를 바탕으로 「총색인」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색인은 19명의 관계학자가 나누어 뽑아 일관성을 결여한데다 건명·인명·지명·관·명·서명 등의 술어를 사전체로 배열하였기 때문에 많은 중요한 사실들이 빠져버렸다는 흠이 지적돼 왔다. 이번의 분류사색인은 이같은 결점을 보완하게 되었다는 의미도 크다. <방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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