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한국 과학원 시설은 비좁고...학생 수는 많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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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과학기술 분야에 관한 심오한 이론과 실제적인 응용력을 갖춘 지도자적 영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과학원이 무분별한 학생대원과 교수간의 마찰, 내부적인 잡음 등으로 고급두뇌양성기관으로서의 빛을 잃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학생수용능력 3백 명으로 출발한 한국과학원의 현재 재학생수는 6백17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으나 시설확충은 이를 마르지 못하고있다.
그 결과 학생 개인 당 실험실습시간과 도서대출시간·교수면담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는 데다 기숙사는 그 동안의 증축에도 불구, 5백46 베드」에 그쳐 일부학생은 자택에서 통학케 하는 등 그들의 학구열을 저하시키고 있으며 식당도 비좁아 3교대 식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금년에는 학년 당 정원3백 명을 무시한 채 석사과정만 3백85명이나 선발해 신학기의 재학생 수는 8백명 선에 이르게돼 이 같은「콩나물」교육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여진다.
○…과학원의 학생선발은 장기적인 배출계획이나 수용능력의 감안 없이 정부의 일방적인 요청에 의해 제멋대로 조정되고있어 이에 따른 잡음도 갖가지.
지난20일에 끝난 79년도 입학사경의 경우 신설된 항공공학과에 18명이 지원, 1차에11명이 합격했으나 20명을 선발하라는 정부의 지시에 따라 규정에도 없는 제2 지망제를 채택, 타과 지원자로 채워 발표했으며 일부학과에서는 지방특성화대학출신자에게 성적순위와 관계없이 우선권을 부여해 말썽을 빚고 있다.
기계공학과의 경우 당초 30명을 선발키로 했으나 성적순위가 40위권 밖에 있는 륵성화 대학인 P대 출신 1명을 추가해 31명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화공과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있었다고
○…또 산업체 학생(소속기업체에서 학자금을 부담)의 수를 늘린다는 명목아래 산학제 지원자에게는 기업체 근무 연수에 따라 1∼4점씩을 가산하는 기발한 편법을 썼다는 것이다.
그 결과 산업제 학생비율이 77년의 19%, 78년의 28%에서 금년에는 42%(3백85명중 1백61명)로 크게 늘어나긴 했다.
○…과정 개설 초기부터 개원취지에 어긋난다하여 논란이 많았던 용역기술사과정 (2년제)이 드디어 2년만에 지원자가 모자라 폐과 될 운명에 처했다.
이 과정은 실무경력 2년 이상의 기술자를 상대로 고급용역기술사로 양성하라는 정부의 주문에 따라 77년부터 매년40명씩을 선발, 배출키로 했던 것으로 입학자가 첫해인 77년에 12명, 지난해엔 4명으로 줄어들었는데 그나마 금년에는 단 1명만이 지원함으로써 실효성 없는 과정이었음을 입증.
산업계의 호응을 얻지 못하자 과기처는 지난 연말 기사1급 자격 취득 후 7년 이상의 실무경력자에게 주는 기술사응시자격을 과학윈 용역기술사과정 이수자에 한해이수와 동시에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파격적인 우대조항을 삽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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