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서한국학연구 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최근 소련에서는 한국학연구가 적극적으로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련정부 과학원 산하「동방과학연구소」가 중심이되어「모스크바」 「레닌그라드」국립대학의 한국학관계연구는 특히 지난76년이래 최근 더욱 활발히 계속되고 있으며 이의 연구대상으로는 한국의 고전·현대작가중심의 문학작품을 비롯해 언어·역사· 문화관계와 현재의 남북한의 정치·사회관계등 비교적 폭넓게 취급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나고있다.
소련은 이같은 연구의 계속 추진을 목적으로 몇년전부터「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 등의 대학에 별도의 한국어과를 설치, 한국어 문학자 및 번역요원등의 양성에도 열의를 보이고 있다.
소련의 각급 한국학관계연구소나 대학등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중인것은 무엇보다도 한국의 고전 및 근대문학작가중심의 작품들로 이들 연구기관들을 비롯, 관영「모스크바」방송에서는 매년 주요 작가들의 탄생일 기일에는 특집학술회의와 특집 「프로그램」까지 마련, 작가와 작품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보여오곤 하는데 주목할만한것은 이들 작가들과 작품에 대한 찬양이 순수문학적인 입장에서 다루기보다는 그들 나름의 이른바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나 혁명의식, 계급투쟁등을 애써 이들 작품속에서 추출하는 등으로 일관하고있는 점이다.
지난76년이래 관영 「모스크바」방송을 통해 소개된 한국의 고전·근대·작가들과 이들의 작품에 대한 소련의 관계연구기관및 학자들의 연구활동은 다음과 같다.
▲김소월=지난62년 「모스크바」의「동양문학출판사」에 의해 『진달래꽃』 표제하의 첫 소월시집 (78편수록) 이 출간된이후 소련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으며 76년에 「레닌그라드」 국립대학에서 소월의 시창작에 대한 「과학보고회」가 개최되어 소월시의 「정통성· 애국성·혁신성」 창작기법이 토의됐다. 최근 소련과학원산하 「원동과학연구소」의 「가르치나」에 의해 김소월의 생애와 창작에 관한 학위논문이 발표돼 소련의 동양학학자들과 독서계층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
▲주시경=지난77년 주시경의 탄신1백주년을 맞아「모스크바」국립대 교수 「마즈로」가 『주시경과 현대조선어문학』 이란 연구논문을 발표했으며 이밖에 한국의 언어·역사·문화를 연구하는 학자와 학생들이 주시경의 저서인 『훈몽자회』 『국어문법』 등을 탐독하고있다.
▲박지원=「모스크바」국립대학의 「마즈로」와 어문학자 「에레멘코」, 언어학자 「투라예프」등이 연암의 작품들을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양반전』『광문자전』 등의 연암 작품에 대한 연구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박인노=지난12세기부터 19세기에 걸쳐 소련에서 간행한『조선6세기』와 『조선서정시인들』이라는 책자에 노계의 시 작품이 처음 수록된 이래 지난56년 소련시인 「아흐마토와」에 의해 「러시아」어로 번역, 『조선고전 시문학』이라는, 작품집에 수록되면서 특히『태평가』 『노계가』 같은 작품이 독서계층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김삿갓(김립) =김립의 시작품들은 여러번 소련에서 번역간행 되었으며 최근 『조선서정시집』과 「알마아타」 시발행의「트로스토르」지에도 수록되었으며 한글문판으로도 출판되었다. 소련문학백과사전에는 김립(김병연)의 시작품에 대해 인도주의·예리한 풍자·풍부한「유머」·꾸밈없는 언어등의 결합작품이라고 비평하고 있다.
▲이규보=지난 63년백운산인 이규보의 시작품집이 처음 「러시아」어로 번역출간되었다. 최근 소련과학원산하 「동방과학연구소」 발행의 『동방문학』『소련문학백과사전』 및 「알마아타」 시 발행의 『과학도작지리도』등에 그의 작품들이 수록, 소개되면서, 소련독자들의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내외통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