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기는 시정숙제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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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시가 연초에 밝혔던 적잖은 「시정공약」들이 해를 넘긴다. 연내에 마무리짓기로 했던 역점사업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여러 가지 이유로 해를 넘긴다. ▲시내 「버스」증차를 비롯, ▲교통신호체계의 전산화 ▲성수대로 건설등 크고 작은 공사 ▲중랑천하수 처리시설 ▲과밀학급 완화등은 몇몇 예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연초 가장 시급히 해야할 문제를 교통난이라고 지적, 이를 완화하는데 행정의 최우선권을 두기로 하고 연내에「택시」1만대. 시내 「버스」5백대를 증차하겠다고 밝힌바있다.
이 가운데 「택시」는 6차례에 걸쳐 1만3백여대를 증차, 목표를 초과달성 했지만 「버스」는 도시형 1백19대, 대형32대등 1백41대밖에 늘리지 못한채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운수업자들은 적자를 이유로 증차를 기피해 왔고 자동차「메이커」측은 자가용과 다른 지방 수요과다등을 이유로 서울시당국과 당초 계약한대로 출고를 제때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신호의 「컴퓨터」화는 당초 지난해 8월까지 완성키로 했다가 금년으로 미루어졌으나 아직까지 기본설계조차 마치지 못한채 또다시 해를 넘기게됐다. 1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두고도 이에 따른 사전검토가 불충분한데다 전문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성수대로 건설 등 상당수의 대소건설공사도 연내 완공이 어렵게됐다. 그 가장 큰 원인은 자재난과 인력부족. 이 때문에 내년으로 이월될 공사는 계획분의 약10%에 이르고 있다.
총 1백38억원을 들여 건설중인 성수대로는 현재1공구(왕십리∼망길사골재앞) 93%, 2공구(삼장골재앞∼도산로) 75%의 공정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성수대로의 가장 중요한 공사인 성수대교는 공정 70%에 머무른채 「아스콘」과 도금을 맡은 회사의 인력난 때문에 요즘엔 거의 중단상태에 있다. 당국은 내년 6월에나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76년에 착공돼 올해 안으로 마치기로 되어 있던 남서울대운동장 실내체육관도 현재 공정 86%에 머물러 내년 이월이 불가피하게 됐다.
75년 착공돼 3년째 끌고 있는 중랑천하수처리장도 연내에 완공. 하루 2백10t의 생활오수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를 2백50PPM에서 20PPM으로 낮추려했으나 역시 95%선에 머무른채 내년으로 넘어간다.
대통령 특별지시로 추진한 시내「버스」업체 후생시설 확보 역시 산업합리화자금 36억원을 보조했는데도 전체 90개업체중 20개업체가 아직도 마무리짓지 못한채 있으며 이 가운데 9개업체는 내년3월께나 끝낼 것으로 보인다.
과밀학급 완화도 계획대로는 되지 않았다. 올해 국민학교 교실1천9개를 증축, 학급당 평균학생수를 70명선으로 낮추기로 했으나 학생들의 증가추세를 감당하지 못해 평균 72명선에 머무르고있다.
또 내년에 2백27억원을 들여 1천4백77개 교실을 신축, 콩나물 교실을 해소할 계획이나 이 계획에는 전·입학으로 늘어날 연간7만∼10만명을 감안하지 않은데다 공사도 내년 연말에야 끝날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콩나물교실 해소는 불가능한 상태.
시교위는 또 중·고교의 증설을 재원부족으로 사립에만 의존하고 있으나 교지구입난등으로 내년도 운용계획에 큰 차질을 빚고있다.
당초 시교위는 중학교7개교 53학급, 고교 8개교 82개 학급을 증설키로 했으나 불과 중학교 4개교 38학급, 고교 3개교 30학급만 내년 새학기까지 개교가 가능한 실정이다.
특히 이 가운데 현대여중고, 경문고, 정인여상 등은 부지선정조차 못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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