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 문제점] '신분 불안' 호소 잦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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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승목 교장 자살 사건은 '차 심부름'을 둘러싼 남자 교장.교감과 여자 교사의 견해 차로 촉발됐다.

기간제 교사인 진모(28)씨가 이를 문제삼아 전교조에 제보했고, 전교조는 이를 토대로 徐교장에게 사과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현장에 배치된 '기간제 교사'의 신분상 불안도 이번 사건의 한 원인이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나타나고 있다.

徐교장과 갈등을 빚은 진교사는 지난달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徐교장이 여러 차례 수업시간에 불쑥 들어와 '감시하듯' 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홍승만 교감은 "(초등학교 교사)연수절차도 밟지 않은 기간제 교사였기 때문에 초등학교 수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장선생님이 관심을 쏟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일선 학교 현장에선 일정 기한(6개월 또는 1년 미만)을 두고 학교장이 직접 채용하는 '기간제 교사제도'를 놓고 교장.교감들과 해당 교사들은 마찰을 빚어왔다.

교장들은 기간제 교사들이 '초등학생들을 잘못 다룬다''수업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우려하는 반면 이들은 한달에 1백50만원(세금 포함)밖에 받지 못하는 데다 신분도 불안하다고 호소해 왔다. 교장이 나가라고 하면 언제든지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기간제는 정부가 교원정년 단축으로 교사 수가 부족해지자 마련한 대책이다. 대학에서 교직을 이수하고 중등교사 자격증을 받은 사람들을 초등학교의 영어.체육.미술 등의 교과를 전담시킨 것이다. 현재 전국의 기간제 교사는 1만7천7백여명이다.

문제는 농촌지역의 경우 교대를 나온 초등 예비교사들이 지원을 기피하고 대도시로 향하면서 기간제가 이들의 자리를 메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충남 예산군의 경우 초등교사 2백86명 중 기간제 교사는 57명이며, 이중 절반 이상이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예산=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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