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 난방기구 잘못사면 속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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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초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각 가정은 난방기구를 서둘러 준비해야할 때가 왔다. 그러나 성수기를 앞둔 요즘 시중에는 난로 품귀현상이 일어 「프러미엄」을 붙이지 않고는 살 수 조차 없는 실정이다. 상점마다 가격이 일정하지 않으며 상인들의 불친절이 가중돼 주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류·값 고르는 요령을 알아본다>
지난 10일 봉천동 가전제품대리점에서 F사 제품 원통형식 석유난로를 2만6천원에 샀다는 강성철씨(48·서울 영등포구 신림동)는 똑같은 제품이 시중 백화점에서는 2만3천원에 판매되고 있었다며 『이렇게 가격이 들쭉날쭉해서야 어떻게 마음놓고 사겠느냐』고 한다.
지난 6일 세운상가에서 3만8천원에 거래되던 F사 제품「선·포트」석유난로를 9일 같은 가게에서 4만1천원에 구입했다는 최정민씨(38·서울 강남구 역삼동)는 이렇게 불만을 얘기한다.
『정부에서 정해준 가격이 있을 텐데 사흘만에 3천원을 올려 받다니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용달차 값도 소비자가 부담해야 된다며 배짱을 튀기니 억울할 뿐이다.』 현재 물량이 가장 많이 나와 있다는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한 청계천 일대는 10∼30%의 「프리미엄」이 붙여져 정찰제인 것처럼 거래되고 있다.
가정용 강제송풍「포트」식 석유난로의 정가는 2만8천5백원이나 실제 거래액은 1만여원이 비싼 3만9천원 내외이다.
한편 시중 백화점은 가격은 정가대로 받고 있으나 물량이 무척 모자라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몇몇 제품을 갖다놓고 있으나 사려는 사람이 있을 때는 『전시용이다』『예약품이다』『물건이 없다』며 판매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S백화점 M백화점 측에서는 모두 『지난해 이맘때쯤에는 월동물량을 모두 확보해 두었으나 올해는 공급이 너무 달린다. 요즘 같아서는 오히려 손님이 오는 것이 겁난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공급량이 모자라는 것은 최근 들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철강재 값이 올라 업자들이 제품생산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게다가 고시가가 아니고 행정지도가격이기 때문에 가격통제가 어려운 실정. 이에 대해 상공부에서는 『곧 시장조사를 해 환원조처 하겠다』고 하는데 주부들은 보다 강력한 행정조처가 아쉽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금년에는 품귀현상이 해소될 전망이 어려우며 정부의 강력한 조처가 없는 한 「프리미엄」붙은 난로가 계속 거래될 전망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난방기구의 연료별 종류·가격·고르는 법을 살펴보면-. (시중 백화점 가격기준, 동네 대리점·시장·세운상가 등지에서 구입할 때는 이보다 10∼20% 인상된 가격을 예상해야 한다.)

<석유난로>
최근 들어 석유난로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시중제품의 대종을 이루고 있다. 심지식 반사형·심지식 원통형·강제통풍「포트」식의 3가지.
반사형은 간편해서 가정용으로 인기가 높은데 난방면적은 3∼6평, 「탱크」용량 6.4ℓ의 삼화석유난로가 2만2천5백60원, 대한석유난로(용량 3.8ℓ)·「후지카」석유난로 2만3천6백30원, 국제전광석유난로 2만3천원선.
심지식 원통형 난로는 1만4천∼3만원으로 가격층이 다양하다.
한일석유난로 7∼9평용 (용량 6ℓ·연속사용시간 12시간) 2만2천3백원, 「후지카」석유난로 7∼8평용 (용량 6.1ℓ·연속사용시간 13.5시간) 등이 있다. 진양제품 1만4천5백원, 국제전광제품 1만2천원선. 전기를 사용하는 강제통풍식 석유난로는 면적이 넓은 응접실이나 사무실용으로 신일「포트」식 10만1천원, 한일제품 25∼30평용이 4만7천8백50원, 9∼22평용 4만5백80원, 기름「탱크」는 별도로 9천9백원을 주어야 한다. 「후지카」의 「하이」온돌은 8만1천9백50원으로 비교적 비싼 편이다.

<연탄난로>
주물제품과 강철제품의 2가지. 백화점에서는 취급을 하지 않으므로 연탄난로는 청계천 일대에서 사야 한다. 강철난로는 값이 비싼 반면 녹이 안 슬고 깨끗한 편. 가격은 주물 2탄식이 3천∼4천원, 강철 2탄식 9천∼1만원, 3탄식이 1만2천∼1만3천원. 연통값은 별도다.

<전기난로>
사용이 간편하지만 값이 비싸고 특히 연료비가 많이 드는 것이 단점. 아직 석유난로·연탄난로 만큼 많이 출하되지 않고 있다. 가격은 1만7천∼2만3천원선(1㎾). 「스팀」발생장치와 넘어지면 자동으로 전기가 끊어지는 안전장치가 있는 것이 안전하다. 「라디에이터」는 3∼6평용이 7만5천∼8만9천원선. 전기난로를 고를 때는 되도록 유명「메이커」제품을 고르고 집안의 전기용량에 무리가 없도록 해야 한다.

<쓰던 난방기구의 손질법>
▲석유난로=반사판에 얼룩이 져 있기 쉽다. 반사판이 흐려지면 열량이 떨어지므로 닦아야 한다. 부드러운 헝겊에 등유를 조금 묻혀 살짝 닦으면 된다.
심지가 뻑뻑하게 오르내리면 손잡이 부분에 녹이 슬어있는 것이므로 가느다란 철「브러시」로 벗겨낸다. 심지에 불이 잘 붙지 않을 때는 심지가 달아서 짧아졌거나 때가 낀 것이므로 새것으로 간다.
▲연탄난로=녹이 슬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철「브러시」로 녹을 떨어내고 기름칠을 해서 사용한다. 연통은 1년이 지나면 삭아서 쓸 수 없으므로 새것을 구입하도록 한다.
▲전기난로=반사판의 얼룩을 석유난로의 반사판 닦는 요령으로 닦는다. 해체할 수 있는 부분은 해체해 먼지를 떨어내고 「플러그」의 배선이 잘 보존돼 있는지, 벗겨진 곳은 없는지 살핀다.<이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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