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합상|77개구에 주자 모두 3백80명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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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0대 총선이 한달안으로 다가섰다. 공화당은 이미 공천 후보를 결정했고 신민당도 거듭된 공천 심사에서 계속 체질을 해 웬만큼 걸러 놓음으로써 출마할 사람들의 얼굴들이 거의 드러났다. 총선에 참여하는 정당은 일부 군소 정당이 창당을 서두르고 있으나 법정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것 같아 공화·신민·통일 등 3당이 될 듯 하다.그러나 무소속 출마자가 다수여서 2명을 뽑는 선거구마다 보통 4, 5명 경합이 평균선이 될 듯 하며 10명 선까지 이르는 격렬 지구도 다수에 이를 것 같다.
전국 77개 선거구에서 경합에 나서고 있는 주자는 대충3백80명 선. 9대 때보다 4개 선거구가 늘었으나 출마자가 그때의3백39명 보다 다소 상회하고 따라서 경쟁율도 9대 때의 2.3대 1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거기에다 지난번에 7개구에 복수 공천을 냈던 공화당이 이번에는 단 1개구도 복수 공천을 하지 않았으며 신민당 역시 복수 공천을 지난번의 14개구보다는 줄일 것이 확실해 정당과 무소속간의 경합은 더욱 치열해진다고 봐야 한다.
경합이 특히 심한 곳은 ▲정읍-김제 ▲순천-구례-승주 ▲제주 ▲공주-논산 ▲부여-서천-보령 ▲군산-이리-옥구-익산 등 5∼10명의 주자권.
순천-승주-구례는 경합구 중에서도 전·현직 당원이 대거 출마하는 곳. 7대 공화당 김우경씨와 이현재씨, 9대 공화당 박삼철씨 및 9대 무소속 강길만씨 가 뛰어 들고 있어 이채.
전직 의원이 뛰어드는 곳은 이밖에도 ▲삼척-강릉(9대 김진만) ▲남해-하동(7대·최치환) ▲군산-이리-옥구-익산(8대 강근호) ▲영암-강진-장흥(7대 윤재명) ▲인천(8대 김숙현) ▲목포-무안-신안(8대 정판국) ▲부산 중구-영도(7대 예춘호) ▲부산 남구(7대 곽상구) ▲수원-화성(4대 손도심·5대 서태원) ▲속초-인제(9대 함종윤) 등이 있고 이들 중에는 공화·신민당쪽의 공천을 못 받아 무소속으로 나오는 사람이 많다. 9대 국회에서 한 선거구 중 같은 군 출신이 두 사람씩 차지하고 있는 지역은 이번 총선에선 여야가 자체 조정을 해서 「중복」이 많이 줄어들 듯하다.
그것은 지역 대결 의식이 너무 강하고 표가 군 단위로 나오는 경향이 있어 당선권 진입을 위해서도 필요한 전략으로 대두되기 때문이다.
그런 지역은 ▲정읍-김제(장경정 김탁하→김제) ▲공주-논산(이병주 박찬→공주) ▲함평-영광-장성(윤인식 이진연→함평) ▲영월-평창-정선(장승태 엄영달→영월) ▲진주-삼천포-사천(정헌주 최세경→사천) 등.
9대 때 9명이 나서 가장 경쟁이 심했던 청도-경주-월성과 다음으로 8명이 경합했던 김천-금릉구 및 제주도 등이 이번에도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 같아 변화가 없을 지역들이다.
이에 비해 공화·신민당의 현역 의원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는 ▲부산서-동구(박찬종·김영삼) ▲부산-진구(김임식·정해영) ▲영월-평창-정선(장승태·엄영달) ▲담양-곡성-화순(문형태·고재청)과 공화당 후보가 강력하게 교체된 ▲포천-가평-연천-양평(오치성·천명기) ▲영주-봉화-영월(김창근·박용만) ▲김해-논산(김택수·신상우) ▲마산-진해-여수(박종규·황낙주) 등이 비교적 적은 경합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 선거구 중에서 한두 군데 무투표 당선 지역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9대 때는 포천-가평과 의령-함안-합천 등 2개구가 무투표 지역).
신민당 복수 공천 지역 및 강력한 통일당 후보와 무소속이 나서는 곳은 삼파전 혹은 사파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서울의 ▲종로-갑구(민관식·정대철·오제도) ▲성동 ▲마포-용산구와 ▲부산 중-영도 ▲부산 남구 ▲인천 ▲삼척-강릉-나주 ▲대전 ▲서산-당진 ▲남원-순창-임실 ▲광주 ▲목포-무안-신안 ▲함평-영광-장성 ▲대구 중-남-서구 ▲포항-영일-영천-울릉 ▲남해-하동 등이 해당 지역.
이들 지역은 특히 격전이 예상되고 있다. 격전 지구로는 목포-무안-신안도 1급지. 벌써부터 신민당의 임종기씨와 통일당의 김경인씨, 무소속의 김기열씨(변호사)가 이곳 출신 김대중씨의 힘을 업거나 납치 사건과 관련한 선전전을 펴고 있어 공화당과 다른 무소속 후보 싸움까지 겹쳐 점입가경을 이룰 지역이다.
공화당의 이효상 당의장 서리 구역인 대구 동-남구와 신민당 이철승 대표 구역인 전주-원주도 후보군이 비교적 많아 치열한 것이 눈길을 끄는 현상.
지난번 선거를 기준해서 보면 도시 선거구에서는 대체로 8만명 이상, 농촌 지역에서는 5만표 이상이 안전권이다.
9대 때의 최고 득점은 일부 선거 부정으로 말썽을 빚었던 서울 동대문구 강상욱씨의 14만표.
제일 적은표로 당선된 사람은 속초-인제-고성-양양에서 1만8천4백만 표를 얻은 김인기씨.
김수한(서울 관악) 김은하(인천) 고흥문(성북)의원도 10만표 이상 득표한 반면 무소속의 이영표 양정규 박귀수 강길만 김광수 의원 등은 2만5천표 미만으로 당선한 「케이스」.
서범석(7만9천표) 양일동(6만6천표) 장성환(5만9천표) 정간용(5만6천표) 윤제술(5만4백표)씨 등은 5만표 이상을 득표했으나 당선되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 45만 명이 넘는 서울의 영등포(약50만) 서대문(47만) 동대문(46만) 마포-용산(46만명)과 인천(47만명)에서는 삼파전의 경우 8만표 이상이어야 당선권에 든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유권자 l0만 명이 약간 넘는 진안-무주-장수(10만8천) 속초-인제(10만9천) 남해-하동(11만6천) 같은 데서는 2만5천표 정도가 당선권.
이번 선거에 참여하는 유권자는 1천9백14만명. 이중 아직 국회의원 선거를 경험하지 않은 20∼25세의 참신한 젊은층이 4백14만명 가량으로 전체의 약22%. 비교적 투표율이 높은 이 젊은층의 투표 성향에 따라 선거 양상이 좌우될 것 같다.
9대 때까지만 해도 유권자 분포가 도시보다 농촌 지역이 많았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도시 유권자가 전체의 약53%로서 과반수인 점도 선거 풍토에 영향을 미칠 변수라 할 수 있다. <조남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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