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군 불안으로 로비 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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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건진 특파원】주한미군의 감축으로 한국에서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줄어드는 대신, 한국은 자체 생산한 무기를 해외에 수출하고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1일 공개된 미 하원 국제 기구 소위 (프레이저 소위) 보고서가 주장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70년대 초에 핵무기를 설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가 75년에 취소했다고 말했다.
「프레이저」 소위는 지난 3년간 실시한 「한미 관계 조사」에 관한 4백47「페이지」의 최종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그동안 11개국에 대해 무기를 수출 할 것을 미국에 요청했으나 미국무성은 이를 대부분 거부했다고 말했다.
「프레이저」 의원은 기자 회견에서 『문선명 목사의 통일교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조사가 실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프레이저」는 한국 「스캔들」로 전통적인 한미관계를 크게 해쳤다고 지적하고 앞으로의 한미 관계는 선진 민주 국가를 향한 『원숙한 관계』 (Mature Relationship)로 발전돼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프레이저」 소위는 10월31일 완전히 그 막을 내렸다. 「프레이저」소위는 그동안 68만5천 달러 (약 3억4천2백50만원)의 경비를 들여 20회의 청문회를 열었고, 1백23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했으며 1천5백63회에 걸친 인터뷰를 실시했다.
◇「프레이저」 소위 보고서 요지
▲한국 정부는 미국 정책과 여론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비정상적 「로비」 활동을 했다.
이유는 미군 철수 후의 불안감과 「유신」 이후 미국 내 여론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75년, 한국 정부는 박동선씨의 쓸모가 줄어든 것을 알고 김한조씨로 대치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라이선스」가 있고 한국에서 만든 각종 무기의 해외 판매를 위해 노력했으나 미국무성은 대부분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박동선씨는 교섭에 앞장섰으나 실패했다.
로비에 앞장선 사람은 박동선씨·박보희씨·강영훈씨·「수지 박」 여인·김광씨 등이다.
▲미 의회의 군사 원조 승인 문제는 한국의 「로비」 활동이 없어도 가능한 문제였다.
▲한국 정부의 오산과 미국 정부의 소극적인 행동의 책임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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