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는 바쁘다|77개지구 현장중계<2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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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공화당의 민관식 지구당위원장, 신민당의 정대철의원 및 무소속인 오제도의원의 삼파전이 예상되는 종로-중구는 10대 선거에서 가장 볼만한 씨움터.
장조영 전공화당의원의 사망과 정일형 전신민당의원의 위원직상실에 따라 지난해 6월 이곳에 실시된 보선에서는 공화당과 신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가운데 당시 무소속후보 였던 정의원과 오의원이 당선됐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는 공화당이 거물을 내세웠고 신민당도 정의원의 입당을 허용해 정당대결에 나서고 있어 선거 양상이 보도때와는 판이하다.
보선때 공화당은 무후보임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중립을 지킨다면서 내면적으로는 야당계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서 오의원을 간접적으로 성원했던 게 사실이다. 선거후 오의원의 1위 당선을 두고 이효상 공화당의장서리는 『정부· 여당의 승리』라고 기뻐했을 정도였다.
공화당으로서는 지금도 당조직이 완전 민위원장쪽으로 굽혀지지 않은것이 문젯점. 『오의원이 당선이후 지구당 내 당직자들과 많은 접촉을 벌였고 민위원장이 조직을 수습하다 보면 오의원과 인간관계가 형성된 당조직에 부딪치고 있다』는 게 당의 실토.
민·오 양씨는 정치력에 차이가 있으나 비슷한 점도 있다.
첫째 두사람이 모두 이북 출신.
둘째 남북조절위 위원장 대리인 민씨의 직무분야 및 그의 지원세력중 중요인물인 백씨 민완박씨가 반공투사라는 점이「반공검사」 오의원과 공동되는 요소.
그러나 민씨는 3·4·5·6대 선거에서 당선 기반이 되어줬던 동대문의 약 5분의1이 종로·중구 선거구로 편입된 점과 전문교장관· 조절위직책 등의 「네임·밸류」·지역구내 2천5백여개에 이르는 약국등을 묶은 약사회조직등이 득표기반. 여기에 조직을 가동시키는 전략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오의원은 보선때 공화당표가 어느정도 자기에게 왔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반환해 주더라도 이를 만회할 만 한 새로운 지지세력을 확보했다』고 장담한다.
한편 야당쪽의 독주자인 정의원은 금년 신민당 입당으로 현대선거의 필수 요소인 정당조직 기반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이번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에서처럼 여당의 눈총을 받아가며 젊은이다운 활력을 갖고 원내 활동을 별여「이미지」를 구축했다고 자부한다.
때문에 지난 보선에서는 오의원의 3만7천6백표에 훨씬 뒤진 2만1천표밖에 얻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득표 양상이 달라지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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