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치열해질 경쟁…국산영화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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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영화계의 찬반이 엇갈린 속에 큰 관심을 모았던 신규영화사 허가가 7일 문공부에 의해 정식 발표됨으로써 이를 둘러싼 시비는 일단락이났다. 문공부는 당초 허가를 신청한 7개 영화사 가운데 75년 허가를 취소했던 1개사만을 제외한 나머지 6개사를 모두 허가해줌으로써 실제로 영화제작의 문호를 개방했다.
새로 허가가난 극영화사는 ▲현진(대표김원두)▲신한문예(김기영)▲동협(김효천)▲대양(한상훈)▲한림(정소영)▲화풍(정창화)의 6개사.
이번 영화사 허가는 당국의 영화정책에 하나의 큰 전환을 보인것으로 우리나라 영화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은 셈이다. 배우·「스탭」등 영화인들이 활동할수 있는 시장이 넓어진 이유도 있지만 경쟁에 의해 새바람을 기대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공부가 영화제작의 문호를 개방한것은 그동안 「특혜」를 주었던 14개 영화사가 이제는 단단한 기업으로 성장해 자유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있다.
금년초 신규영화사 허가설이 처음 나왔을때 기존 영화사들의 반발은 대단했다. 이들의 주장은 영화사 난립은 좁은 시장에 더큰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경쟁이 치열하다보면 불필요한 잡음이 생기기 마련이라면서 『영세업자가 졸속제작해내는 무책임한 영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미 정리가 끝난 현수준(14개사) 이 적당하다는 기득권을 주장했었다.
이들의 주장도 타당성은 있었다. 즉 73년 이전「프러듀서·시스팀」에 의해 누구나 영화제작을 할 수 있었던 때에 빚어졌던「졸속제작」「덤핑」「배급질서의 혼란」「부도」등이 73년도 영화법개정으로 정리, 이제는 안정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상반되는 의견도 집요했다. 이들은 영화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자유경쟁이 당연하다고 강조하면서 『기존제작자들은 외화 「쿼터」에만 관심을 두고 영화예술의 진흥·재투자보다는 돈버는데만 급급했다』는 비난이었다.
지난 2월말 올해의 영화시책 발표에서도 신규영화사 허가는 없을것이라고 못을 박았던 문공부가 이렇게 서둘러 허가를 내준것은 이 같은 여론이 크게 작용했을것이라는 영화인들의 의견이다. 이번 신규영화사의 하나인 신한문예의 김기영씨(감독)는 74년부터 25번이나 신청서를 냈던 집념을 보였었다.
아뭏든 영화사가 늘어난것은 좋은 영화의 출현을 고대하는 영화「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이번에 허가가난 6개 영화사의 대표들은 모두 영화 일선에서 활동하던 영화인들이라는 점에서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5명이 감독이고 1명이 「시나리오」작가.
그러나 이들 희사의 작품들은 내년5, 6월께 가서야 일반에 선보일것같다. 제작에 들어간 영화사도 없을뿐더러 작품이 완성됐다 하더라도 개봉할 극장을 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미 개봉극장은 추석·「크리스마스」·신정·구정까지의 계약이돼있는 실정이다. 극장사정은 앞으로 해결해야할 가장 큰 문제중의 하나다.
현재 14개 영화사의 작품도 소화못해 한해 80여편씩 밀리는 형편인데 6개사가 늘어나 현재의 1년 의무제작편수 84편에서 1백20편으로 불어났을 때의 체증은 더욱 심각할것이란 얘기다. 국산영화전문개봉관제도나 또는 시설개선에 따른 개봉관 승격문제가 국산영화육성을 위한 새 정책으로 뒷받침돼야한다는 주장이다.
이와함께 신규영화사의 자금력도 문제다. 방화육성희사금·적립금의 1억원을 비롯해 「스튜디오」·기재·사무실마련등 한 회사가 투자한 액수는 평균 3억원 정도. 여기다가 영화제작비 1억여원등을 가산하면 막대한 자금을 가진 기존 제작자들과의 경쟁에서 한동안의 고전은 면키어려울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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