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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동작을 출마설 … 7·30 재·보선 판 커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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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정현 홍보수석이 8일 청와대를 떠났다. 지난해 6월 3일 정무수석에서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지 1년여,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참모가 된 지 1년3개월여 만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 ‘왕(王) 수석’으로 통했다. 박 대통령이 당 대표를 맡아 선거를 지휘했던 2004년 17대 총선에서 수석 부대변인으로 발탁되면서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0년 동안 ‘박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다. 박 대통령이 2012년 대선 출마에 앞서 정치적 휴지기를 가질 때도 그는 스스로를 ‘대변인 격(格)’이라 칭하며 박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기자들 사이에 이 전 수석은 “배터리가 12개 있는 수석”으로 유명하다. ‘018’로 시작되는 2세대(2G) 폴더형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는 그는 기자들의 전화 취재에 빼놓지 않고 응대하다보니 배터리가 부족해 12개를 갖고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박 대통령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구원등판을 했다. 대선을 앞두고 선거 캠프 공보단의 활동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자 선거 3개월 전 공보단장에 전격 투입됐다. 두 번째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으로 이남기 전 홍보수석이 물러나자 지난해 6월 정무수석에서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다. 이 전 수석은 지난 2월 민경욱 대변인이 부임하기 전까지 매일 오전 7시 전후로 청와대 춘추관(기자실)을 찾아 백브리핑을 하며 기자들과 소통했다.

 그런 그가 청와대를 떠나면서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새누리당 안팎에선 7·30 재·보궐선거 출마설이 나돈다. 특히 정몽준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이 전 수석이 이곳에 출마할 경우 지방선거 때 효과를 봤던 ‘박근혜 마케팅’을 확산시켜 재·보선 판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남 곡성 출신인 이 전 수석은 동작구 관내의 한 교회에서 교인으로 오래 활동해왔다.

 새누리당에선 이 전 수석을 청와대와의 소통 창구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 안팎에선 “이 전 수석의 사퇴는 청와대와 교감 끝에 나온 것”이라며 “당·청 관계의 핵심 인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동작을의 경우 이미 김문수 경기지사와 김황식 전 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혜훈 전 의원 등 거물급 인사들의 차출설도 흘러나오고 있어 새누리당 지도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불분명한 상태다. 경우에 따라선 공천을 놓고 갈등을 빚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로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청와대의 보도 개입 의혹을 놓고 KBS 노조가 파업을 벌인 것에 대한 책임론이 향후 거취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입각 가능성도 열려 있다. 국가개조와 관피아(관료 마피아) 개혁을 위해 국정운영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선 2기 내각에 박 대통령의 철학을 이해하는 이 전 수석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나 행정자치부(정부조직 개편 시 바뀌게 될 안전행정부의 새 이름) 장관으로 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전 수석은 이날 "입각은 대통령을 제대로 모시는 것이 아닌 것 같고 재·보선에 마음이 좀 더 있다”고 했다. 이 전 수석은 조만간 입당 뒤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 최근 당으로부터 복귀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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