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던 「아귀」|「프랑스」로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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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입이 크고 두꺼비에 꼬리가 달린 듯 몰골이 흉한 물고기「아귀」가 「프랑스」인들의 입맛을 돋우는 「수프」재료로 대량 수출되고 있다.
수산물 가공수출업체인 구일산업주식회사 군산출장소(군산시해망동1000)는 75년과 77년 아귀 50t(14만「달러」어치)를 일본「마루베니」(홍환)수출상사를 통해「프랑스」에 수출한데이어 올 들어 『잡히는대로 보내달라』는 주문이 들어와 아귀잡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같은 수출「붐」에 편승, 군산어항의 아귀 값이 상자당(15km) 2만원을 훗가, 어민들의 주요수입원이 되고 있다.
수출되는 아귀는 15kg짜리의 경우 꼬리(40cm가량)부분살코기 3kg정도. 아귀의 몸과 꼬리를 따로 잘라 몸통은 국내서 소비하며 꼬리는 껍질을 벗겨 꼬리뼈를 중심으로 양쪽 살코기를 예리한 칼로 포를 떠낸 뒤 냉동시켜 포장, 수출한다. 수출 가격은 kg당 2「달러」80 「센트」(l천4백원).
아귀 꼬리 살코기를 야채 국이나 고깃국에 넣어 끓이면 우리나라에서 멸치국물로 국수를 끓여먹을 때처럼 시원한 맛이 나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때 우리나라 어부들은 이 생선의 몰골이 흉하기 때문에 『재수없는게 잡혔다』며 바닷속에 버려 수산물경매장에 오르지도 못했다.
종류는 「아귀」「황아귀」「청아귀」등 6가지이며 사투리로는 「악구」「망청어」등으로 다양하다.
어장은 우리나라 전 해역, 일본북해도, 「필리핀」, 중국 연근해 및 동지나해 등에 널리 분포돼있다.
아귀는 바다풀이 우기진 바닷밑이나 암초에 붙어 회유하지 않으며 새우 등 먹이가 나타나면 피부를 초록·노랑·파랑색 등으로 변화시켜 먹이의 혼을 빼낸 뒤 지느러미와 입 수염을 흔들어 입안으로 유도, 삼킨다.
중국에선 아귀가 항상 배가 고파 입을 벌이고 있는 습성을 본떠「아구」(아구)라 부른다.

<군산=현석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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