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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짜리 공장 가진「사장부인」의 과욕|「복부인」의 채권자 독살 사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복부인」의 채권자 독살사건은 수년 전부터 일기 시작한「아파트」투기「붐」을 탄 한 여인의 과욕이 빛은 사건이었다.
범인 최순분 여인(47·서울 강남구 논현동 산24의43)이「아파트」투기에 손을 댄 것은 지난7월초. 「아파트」에 투기를 한 사람들이 엄청 난 치부를 했다는 소문과 실제 주위 친구들이 며칠사이 수 백만원씩을 버는 것을 보고서였다. 이 때는 6·13조치로 하루 사이에「아파트」값이 1백∼2백만원씩 뛰며 춤을 추던 때.
고향인 경북문경에서 국민학교 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물욕이 남달리 강해 20년 전부터 계주노릇을 해 오다 실패했다.
최 여인은 이번에야말로 한밑천 잡아 남편(모회사 사장)에게 정신적인 빛을 갚을 심산이었다.
7월초 남편 몰래 모아둔 3백만원으로 K「아파트」33평짜리를「프리미엄」7백만원을 주기로 하고 계약했다. 3일만에 전매를 해 40만원이 벌어졌다. 10일 사이2∼3회 전매를 해 1백여만원을 벌수 있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장사가 또 어디 있느냐고 주위사람들에게 자랑까지 했다.
욕심이 커진 여인은 사채를 끌어 들여 투기를 시작했다. 먼 친척 뻘 되는 김연분씨(31· 서울 성동구 성수동 1가72)와 김명자씨(42·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42)로 부터 각각 4백만원. 3백만원의 돈을 빌어 서초동에 43평형과 도곡동에 C「아파트」35평형 등 3채를 샀다. 두 김씨에게는 1백만원에 하루 5천원씩의 높은 이자를 주기로 해 이자가 약간 걱정되었으나 잘만
되면 이자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이 때부터 현대「아파트」특수분양사건·부동산 투기 규제 책 발표 등이 터져 나와「아파트」거래는 주춤하며 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최 여인은「아파트」가 전매되지 않아 중도금을 내기 위해 김연분씨로 부터 1천만원을 빌었으나「아파트」한채는 증도금을 불입하지 못해 끝내 계약금 2백50만원을 날렸고 다른「아파트」는 2백∼2백50만원씩의 손해를 보고 팔았다. 「아파트」투자이후 손익계산을 해 보니 4백70만원이 손해.
갖고있던 돈을 몽땅 날렸을 뿐 아니라 두 김씨에게1백∼2백만원씩의 빛까지 남게됐다.
그러자 빚 독촉이 뒤따랐다. 김명자씨로 부터는 빚1백25만원(원금1백만원)을 빨리 갚으라는 독촉과 함께 남편에게 알리고 세무서에 부동산 투기업자로 고발하겠다는 위협을 받았다.
절망감에 사로 집힌 최 여인은 김씨룰 죽이기로 결심,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중도금 치를 2백만원을 더 빌려주면「아파트」가 팔리는 대로 갚겠다고 김명자씨를 집으로 유인했다. 이날이 11일 하오2시.
최 여인은 이틀 전 부근 N약국에서 사온 수면제 10알 중 6알을 탄「커피」를 김씨에게 권유, 김씨가 잠이 들지 않자 다시 우유에 4알을 타 먹여 잠들게 해 지하 차고로 끌고 가 쥐약을 먹인 후 정화조 속에 밀어 넣어 숨지게 했다.
김씨의「핸드백」속에 있던 현금 2백1만원과 수표 20만원 등 2백21만원을 뻬내 지갑은 불태우고 2백만원으로 김영분씨의 빛을 갚았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최 여인은 대지 1백평에 건평75평짜리 대 저댁에 5억 재산을 가진 단독공장 사장의 부인. 한달 생활비만도 50만원식을 쓰는 2남3녀의 어머니. 누가 보아도 돈 때문에 살인을 할만한 여자로 믿기 어려운 사람이다.
더구나 그가 죽인 여자는7촌 숙모 뻘 되는 친척.
결국 돈에 눈이먼 복부인은 3백만원에 친척을 독살하는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
최 여인의 범행은『돈만 모으면 된다』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한 측면을 보여준 사건이다.【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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