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야당 '대표 486' 안희정, 대선주자급 도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안희정 충남지사(가운데)가 5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재선에 성공해 차기 대선주자의 발판을 마련한 안 지사는 “저에 대한 도민의 지지는 대한민국의 낡은 정치와 지역 정치를 극복해 보자는 메시지라 생각한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프리랜서 김성태]

안희정(새정치민주연합·49) 충남지사가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52.2%를 득표해 새누리당의 정진석 후보(44.0%)를 누르고 당선됐다. 안 지사는 5일 당선이 확정된 뒤 충남 도민에게 보내는 감사 인사에서 “2014년 충청의 선택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이 당면한 과제는 곧 충남의 과제다. 개방화와 양극화, 성장동력의 부재 등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국가와 지역발전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물론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도 “사실상 차기 대권도전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4년 전 “충청의 새로운 지도자가 되겠다”며 도전장을 냈던 안 지사가 이제 대한민국을 향해 행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는 해석이다.

 안 지사는 친노무현계의 적자로 꼽힌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더불어 ‘좌희정, 우광재’로 불렸던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이 전 지사가 청와대 상황실장, 국회의원(재선)·강원지사로 승승장구하는 동안 그는 대선 경선 자금 수사선상에 오르며 구속되는 불운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0년 45세 최연소 지사에 당선되면서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다졌다.

 안 지사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대망론’을 펼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충남지사 공식출마 선언 이틀 뒤인 지난달 17일 그는 “지방정부 운영을 통해 제 나름의 확신이 든다면 저는 그 다음 날이라도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준비가 안 돼 있는데 기대를 받을까봐 그게 너무 두렵다. 준비하겠다”고도 했다. ‘대망론’은 경쟁 상대였던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의 파상공세를 무디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동시에 ‘충청이 낳은 정치지도자’란 이미지가 부각됐다.

 당시 안 지사는 “처음에 (선거를) 시작할 때에는 내가 챔피언인 줄 알고 방어를 하면 되겠구나 했는데, 상대방이 만만치 않은 것을 보고 내가 새로운 도전자라는 인식으로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지난 4년 동안 뿌린 씨앗을 잘 싹트고 열매 맺게 하겠다 ▶이념과 지역공세 등 낡은 정치를 청산하겠다 ▶나에겐 대한민국 지도자라는 꿈이 있다는 3대 메시지를 내세워 선거를 치렀다.

 충청권은 전통적으로 보수가 강세를 보여온 데다 역대 대선의 당락을 좌우했다는 점에서 충청권에 기반한 재선 지사라는 그의 정치적 자산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 안 지사의 한 측근은 “4년 전엔 세종시 원안 통과나 4대 강 이슈가 붙으면서 (친노라는) 상징성이 있는 측이 유리했다면 이번엔 당 대 당으로 붙은 불리한 구도 속에서 안희정이란 인물로 평가받고 선택받은 것이라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 월요일까지 공관에서 휴식을 취한 뒤 도정에 복귀할 계획이다.

이소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