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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서 첫 부부 구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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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김수영 당선자(左), 이제학 전 구청장(右)

총학생회장 출신 간, 남녀 후보 간 대결 등 다양한 흥행요소로 주목받았던 양천구청장 자리는 ‘엄마 리더십’을 앞세운 새정치민주연합 김수영(49·여) 당선자에게 돌아갔다. 김 당선자는 47.9%(11만1738표)의 지지를 받아 새누리당 오경훈(50) 후보를 1.18%포인트 차로 이겼다.

 양천구는 당초 오 후보가 다소 앞설 것으로 전망됐던 곳이다.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표밭인 목동이 있는 데다 양천을 국회의원을 지낸 오 후보의 지역기반이 탄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 후반 박원순 서울시장의 높은 지지세와 목동 지역의 40대 여성층, 이른바 ‘앵그리맘’들이 결집하며 김 당선자가 역전극에 성공했다.

 김 당선자는 이번 승리로 서울 최초의 부부 구청장, 새정치연합 계열의 최초 여성 구청장(서울지역), 강남 외 최초 여성 구청장(서울지역)의 기록을 세웠다. 그의 남편은 이제학(51) 전 양천구청장으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2011년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받으며 물러났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상대 후보였던 추재엽(58) 후보에 대해 ‘보안사 근무 당시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를 고문했다’고 주장한 게 문제가 됐다. 이후 치러진 양천구청장 재·보선에 김 당선자가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지난해 4월 대법원이 심리한 사건에서 추 전 구청장의 고문 가담 혐의가 인정됐다. 이에 양천구 주민들 사이에서 이 전 구청장에 대한 동정론이 일었다. 김 당선자는 1986년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맞상대였던 오 후보자도 같은 해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386세대’ 민주화운동 동지다. 김 당선자는 “28년간 양천구에서 아이를 키운 ‘양천 엄마’로서 엄마의 마음으로 구민들의 교육·복지·안전을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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