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의 경제예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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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사무국이 발표한 78, 79경제예측에 의하면 세계경기의 급속한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 한다.
OECD전체의 78년 하반기 실질성장률은 작년 하반기보다 1%높은 4%선이 될 것이나 79년 상반기에 다시3.25%선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OECD는 24개 선진공업국을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OECD의 경제동향은 바로 서방경제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금년의 완만한 세계경기 상승도 유효한 정책수단이 없는 한 곧 실속 되리라는 전망은 세계경기의 회복을 위해 국제협조가 긴요함을 나타낸다.
다행히 지난번 「본」경제정상회담에서 일본·서독·「프랑스」등이 각각 경기 자극책을 쓰기로 합의했다.
이런 총론적 합의가 실제로 어느 만큼 행동화되느냐에 따라 세계경기동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지만,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보거나 각국의 복잡한 국내사정을 생각할 때 큰 기대는 걸기 어려울 것 같다.
각국이 적극적인 경기 자극책을 못쓰는 것은 「오일·쇼크」후 계속된 「인플레」요인이 아직 잠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정책은 성장과 안정의 조화 위에서 신중하게 추진되지 않으면 안 된다.
계속된 불황과 높은 실업 때문에 정치적 불안이 고조하는데도 「인플레」라는 「제악의 근원」을 불러들이지 않기 위해 정책운용에 무척 신경을 쓰는 이런 태도야말로 우리로서도 교훈 받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
「본」회담의 폐막성명에서도 『「인플레」없는 착실한 성장을 확인하기 위해서 각국은 각기 다른 입장에서 적정한 행동을 취한다』고 다짐했다.
모든 정책목표 위에 「인플레」를 유발시키지 않는다는 전제를 두고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심스런 경제운용에 힘입어 OECD의 물가상승률은 차차 진정되는 추세를 보여봤는데 내년에도 7%의 상승이 예상된다 한다.
연7%의 물가상승률은 선진공업국의 통상기준에서 보면 매우 높은 것이다.
「본」회담에 의한 각국의 협조적 행동을 고려에 넣는다 하더라도 세계경제의 완만한 저속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최근의 「달러」폭락과 「엔」화 상승, 또 동경「라운드」의 부진을 생각할 때 각국의 정책협조의 한계를 실감케 한다.
이러한 세계경제여건은 우리 나라의 정책운용에도 중요한 고려요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OECD의 실질성장률이 3%, 무역증가율이 7%선인데 금년 우리 나라가 15%의 성장을 하고 수출을 25%선이나 늘리면 두드러진 질주로 비칠 것이다.
한국은 수출입의존도가 80%선이 넘는다. 이런 경제구조를 가지고 세계경제의 저속에 아랑곳없이 언제까지 고도성장으로 치달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점에서 최근의 수출부진은 어쩔 수 없는 추세라 보아야 할 것이다.
세계경제의 흐름을 좀더 냉정히 파악하여 그에 조화되는 정책을 찾아야만 높아 가는 경제마찰을 줄여 장기적으로 훨씬 「스무드」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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