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학교에선] "술 예절은 교양 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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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주도(酒道)를 가르치는 강의들이 인기다. 술과 막 친숙해지기 시작할 시기에 '어떻게 마셔야 하는가'를 깨닫게 하자는 취지로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

막걸리 전통으로 유명한 고려대가 2001년 2학기에 개설한 '글로벌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과 매너'는 경영학부 전공과목이다.

강사는 "술 예절은 국제화시대의 필수"임을 강조하는 스튜어디스 출신 허은아(許垠娥.31)씨. "외국술은 라벨을 보이게 병을 잡고 따르는 게 예의이고 우리는 그 반대" 등 이런저런 매너들을 가르친다.

서울시내 호텔에 가서 와인 등 외국 술도 시음한다. 50명이 정원이었지만 1백명 이상이 몰리자 두 반으로 나눴다.

중앙대는 '명주와 주도'라는 교양과목을 전통주에 조예가 깊은 정헌배(鄭憲培.경영학과)교수가 4년째 맡고 있다. 이번 학기 수강신청 때는 7백여명이 몰렸다.

鄭교수는 자신이 갖고 있는 전통주를 가져와 학생들과 직접 술잔을 기울이기도 한다. 강동호(20.도시토목공학과1)씨는 "중요한 건 주량이 아니라 주도라는 걸 깨달았다. 술 따르는 법도 배우고 잘못된 술버릇도 고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에서도 지난 2학기 '술과 주조공장견학'이란 강의가 생겼다. 담당 전무진(田珷鎭.화학과)교수는 "술은 초기에 제대로 배워야 한다"면서 "음주는 대화를 위한 것임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강의에 낙제하지 않는 학생들과 '아름다운 음주문화를 위한 모임'을 만들 계획이다.

문병주.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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