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 관광요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전세「버스」를 이용하는 모집관광요금이 최고 1백67%까지 뛰었다.
관광회사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 이상 물가상승에 따른 어느 정도의 요금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상 율이 이번같이 1백%를 웃돌 정도여서는 아무리 긍정적으로 보려해도 볼 도리가 없다.
주로 일요일 등 휴일을 이용한 당일 관광요금은 성수기 냉난방 차의 경우 최하 80%에서 최고 1백67%까지 올랐다.
이렇게 인상된 요금이 타당성을 지니자면 다른 물가가 그만큼 올랐거나 그 동안 관광업체들이 도산 내지는 적자에 허덕였어야 한다.
그런데 실상은 어떤가. 이두가지 전제에 모두 해당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물가상승률 10%와 GNP「디플레이터」15%는 차지하더라도 아무려면 지난 1, 2년 새에 물가가 1백%나 올랐다고 말할 사람이 있을까. 관광전세「버스」의 운영원가를 따져보더라도 「버스」구입비·유류대·인건비 어느 하나도 2배까지 오른 것은 없다.
그렇다고 관광「버스」회사들이 지금까지 운영 난에 허덕였느냐 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관광「버스」업종이야말로 수익성이 높은 유망업종으로 손꼽히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실정을 감안하면, 혹시 물가인상에 따른 20∼30%의 인상은 또 모르겠거니와 1백% 내외의 턱없는 인상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또 새로 요금체계를 4가지로 다원화하게된 발상에도 문제가 있다. 물론 요금체계의 다원화 자체에는 그 나름대로의 합리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러려면 시기적으로 관광하기 좋은 이른바 성수기, 시설조건으로는 쾌적한 관광을 즐길 수 있는 냉방 차가 요금산정의 기준이 되어야한다. 그리고 비수기거나 시설이 나쁜 자동차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이 기준 가격에서 할인을 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도 새로 만들어진 요금체계는 비수기의 시설 불비「버스」를 기준으로 삼고, 오히려 관광객이 많은 시기와 좋은 시설을 갖춘 「버스」를 예외로 삼고 있다. 이는 주객이 바뀐 요금체계로서 순전히 요금을 더 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됐다는 비난을 면할 도리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갖가지 수단을 동원한 관광「버스」요금의 대폭 인상을 놓고 업자 측에선 요금을 올려도 탈 사람이 많다는 아전인수식 수급이론을 내세우는 모양이다.
국민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이제는 관광도 사치가 아니라 어느 정도 생활의 필수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관광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값을 올려도 현재의 관광「버스」물량으로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수급의 불균형은 물량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원인이 있는 것이므로 공급자체를 늘려야지, 가격의 매개 기능만으로 해결하려 해선 곤란하다.
기존업자는 「버스」를 안 늘리는게 이익이라 증차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광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에 대비해 정책적으로 업체와 「버스」대수를 늘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휴일의 집중적인 관광수요를 감안해 휴일에는 각 기업체의 통근「버스」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무튼 이제 「버스」관광은 사치가 아니다. 그렇다면 1백% 내외란 납득할 수 없는 고율의 요금인상은 전면 재조정해야 마땅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