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산학협력 기사] "서울 지하철 노선도…이것이 문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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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에서 떠돌고 있는 새로운 지하철 노선도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노선도는 기존의 노선도와는 달리 곡선 위주로 디자인으로 경복궁 터, 한강, 공항과 버스터미널 등 주요 시설 아이콘도 삽입돼 가독성을 높인 것이 특징. 흥미롭게도 이 노선도의 제작자는 서울엔 한 번도 방문한 적 없는 외국인 저그 세로빅(Jug Cerovic, 33)이다. 그는 파리에서 활동중인 건축가이자 세계 여러 도시의 지하철 노선도를 제작하는 맵메이커다. 저그 세로빅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세로빅은 “기존의 서울 지하철 노선도는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모두 넣어서 읽거나 기억하기에 어려웠다”라며 “실제보다 어렵게 보이게 만든 노선도를 읽고 기억하기에 쉽도록 상징적인 특징과 체계들을 사용해 만들었다”라고 자신이 디자인한 서울 노선도를 소개했다.

그는 “서울의 지하철 노선도를 제작하기에 앞서 철저하게 서울의 역사와 도시개발에 대해서 공부했다. 동시에 서울의 지하철 네트워크와 역사, 모양에 대해 공부하면서 지하철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강조할 중요한 특징들이 무엇인지를 체크한 후에 비로소 노선도를 그리는 작업에 돌입했다”라며 서울의 지하철 노선도를 제작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가 생각했던 서울의 가장 주된 특징은 바로 경복궁과 시내를 관통해 흐르는 한강이었다. 그는 “서울의 지리학적 특성에서, 한강이 대략 더블유(W) 모양으로 흐르는 것에 착안해 대칭을 이룬 디자인을 했다. 도시의 큰 강줄기를 따라 대칭적으로 뻗은 곡선모양 네트워크의 연장선이 가장 주된 디자인의 골조”라고 설명했다.

그의 디자인 안에는 브이(V)자로 뻗은 6호선과 한강 서쪽으로 평행하게 나열된 5호선, 9호선, 공항철도, 경기선, 반대로 한강 동쪽으로 평행한 7호선과 중앙선을 볼 수 있다.

그는 “특히 도로망이 빽빽한 서울 도심에서 외국인도 거리를 기억하기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모든 노선들은 수평 및 수직 경로를 따라 제작했다. 특히 고심해서 만든 2호선의 모양은 서울을 순환해 반지처럼 고리모양을 형성하고 있어 스타디움 모양의 노선도의 정중앙에 위치시키면 쉽게 떠올리기 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고슬라비아의 벨그로드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자라며 바르셀로나와 파리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지도를 그려오기 시작했지만 특별히 지하철 네트워크에 매혹됐다.

그는 “작은 공간 안에 방대한 양의 정보를 나타내는 방법을 찾고, 동시에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정말 탐나는 도전이다” 라며 “지도나 노선도는 강력한 도구이면서 동시에 작은 종이조각에 그려진 색색의 상징물들은 많은 여행자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책임감과 동시에 큰 만족을 느낀다”라고 지하철 노선도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서울 외에도 바르셀로나, 베를린, 런던, 마드리드, 모스코, 파리, 베이징, 상하이, 도쿄, 멕시코, 뉴욕 등 총 12개 도시의 지하철 노선도 제작해 자신의 웹사이트에(http://www.inat.fr/) 게시해오고 있다.

그가 디자인한 노선도들에는 특정한 도형이 숨어있다는 것이 색다른 특징이다.
순환형 노선을 운영하는 지하철 노선도는 원형(모스코, 파리), 사각형(베이징, 상하이), 스타디움(베를린), 평행사변형(런던)을 사용했으며 격자무늬 거리모양의 도시들에는 직행평형(뉴욕, 멕시코), 대칭형(모스코), 강낭콩모양(마드리드)을 적용했다. 서울의 지하철은 2호선을 중심으로 스타디움형 모양의 순환형 노선도에 속한다.

그의 다음 행선지는 오사카, 뉴델리, 타이페이로 “노선도 제작엔 몇 개월이 걸려 정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조만간 흥미로운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을 보게 될 것”이라며 “한국의 수도 서울에도 언젠간 직접 방문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명지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과 조아라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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