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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공채 '스펙' 입력란 없앤다 … 10대그룹으론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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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LG가 올 9월에 있을 하반기 대졸 공채부터 입사지원서에 ‘스펙(취업을 위해 준비하는 수상 경력, 학점·어학 점수, 각종 자격증 등을 지칭)’ 기재란을 없애고 증명사진·주민등록번호 등 신상정보도 받지 않기로 했다. 취업준비생(취준생) 1명당 계열사 중복 지원도 3곳까지 허용하는 등 채용 시스템도 개편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신입사원 채용 시 과도한 스펙을 배제하는 ‘스펙 초월’ 채용이 일부 시행됐지만, 공채 전반에 걸쳐 스펙을 보지 않기로 한 건 10대 기업 중 LG가 처음이다.

 LG는 1일 그룹 통합 채용포털인 ‘LG 커리어스(http://careers.lg.com)’를 개설하고 이 같은 내용의 공채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LG 커리어스는 이전까지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채용 관련 정보를 입사 공고부터 지원서 작성, 결과 확인까지 한 곳에서 가능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우선 LG는 올 하반기 공채에서부터 입사지원서에 수상 경력·어학연수·인턴·봉사활동 등을 기재하는 입력란을 아예 없애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주민등록번호·증명사진·가족관계·현주소 등 입력란도 삭제했다. 채용상 반드시 필요한 정보가 아니면 불필요한 개인정보는 받지 않겠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해당 역량이 필요한 직무 지원자만 공인어학성적이나 자격증을 입력하게 했다. 자기소개서도 최대 3문항까지만 묻는 형식으로 단순화했다. 이전에는 지원동기나 지원자 본인의 성격, 장단점을 묻는 추상적인 질문 5~6개로 자기소개서를 구성했지만, 이를 직무 연관성 위주로 절반 수준까지 줄인 것이다.

 스펙을 대체하는 새로운 평가 방법으로는 ‘직무별 특화 전형’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면 소프트웨어(SW) 관련 직무 지원자는 프로그래밍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코딩 테스트, 해외영업 직무는 영어 면접, 마케팅 직무는 인턴십 등을 실시해 지원자의 역량을 집중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LG는 입사 지원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제도들도 신설했다. 정기 공채 1회당 최대 3개 계열사까지 중복 지원을 허용하도록 했다. LG전자에 지원하면서도 LG 화학이나 LG 유플러스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도 동시 지원이 가능해진 셈이다. 이를 위해 LG는 계열사별로 서로 달랐던 원서 접수시기도 통일하기로 했으며 인성·적성 평가도 전 계열사가 공통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또 통합 채용 포털인 LG 커리어스에 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채용 공고가 있을 때 e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로 받아 볼 수 있도록 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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