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전기차 2차전지 등 소재 집중투자, 특허 2만5000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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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유성구에 있는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자유롭게 휘고 구부리고 감을 수 있는 케이블 배터리를 가지고 실험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연구개발 분야에 5900억원을 투자한다. [사진 LG화학]

“우리 고객들이 소재에 대해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기업이 돼야 한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올 2월 연구개발(R&D)에 59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하며 한 얘기다. 박 부회장은 “R&D 투자 확대를 통해 기반기술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창출해 2017년에는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올해 R&D 규모는 지난해 연구개발비 4500억원에 비해 31% 늘어난 수준이다. 앞으로도 연구개발비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업황이 좋지 않고 원화 강세까지 맞물려 실적이 기대에 못미쳤지만, 투자는 늘리기로 한 것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연구개발이 필수라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LG화학은 기술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기업으로 불린다. 대전에 기술연구원을 두고 기초연구와 석유화학·정보전자소재·미래기술분야 등의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2만 5000여건의 특허를 획득했다. 또 아크릴산 제조 촉매를 개발해 상업화에 성공하는 등 촉매분야에서 독자기술을 가진 몇 안되는 기업에 속한다. 특히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해 세계 1위로 올라섰고, 국내 완성차 업계는 물론 미국의 GM·포드, 중국의 장안기차, 스웨덴 볼보, 프랑스 르노 등 10여개 완성차 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앞으로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의 세계 1위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3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셀(Cell)을 개발하는 등 기술차별화를 고민하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고흡수성 수지, 합성고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기술기반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탄소나노튜브,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등 고기능 친환경 사업의 상업화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전지 부문에서는 차세대 고용량·고출력 배터리를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한 스텝트 배터리는 물론이고 구부리거나 매듭을 지어도 문제가 없는 케이블 배터리의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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