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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성 대장암, 협진 통한 맞춤치료로 생존율 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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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서구화된 식생활로 대장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장암은 진단 및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5년 이상 생존율이 73.8%로 향상됐다. 하지만 대장암 환자 4명 중 1명은 암세포가 다른 장기까지 퍼진 전이성 대장암 환자다. 이 경우에는 5명 중 2명이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이런 전이성 대장암은 수술이 어렵고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하게 된다.

최근에는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치료 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완치에 가까운 치료 효과를 얻게 된다. 즉 치료 전략에 따라 환자의 삶이 매우 달라지기 때문에 협진(다학제 진료)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다학제 진료는 암 종류별로 관련 과가 모두 참여해 환자 상태에 따른 최적의 치료를 찾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대장암의 다학제 진료에는 종양내과·대장항문외과·소화기내과·방사선종양학과·영상의학과·병리과와 같은 대장암 전문 교수진이 참여한다. 이를 통해 병원의 유기적인 협진체계를 바탕으로 환자별 최적화된 맞춤형 치료를 논의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 3월 복부 통증과 항문 출혈 등의 증세로 병원을 찾았던 50대 전이성 대장암 환자는 소화기내과에서 대장내시경을 시행한 후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그는 복부전산화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결과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확인됐다. 영상의학과 및 방사선종양학과와의 다학제적 협진 아래 수술 전 항암치료 및 방사선치료를 시행했다. 대장항문외과에서 효과적으로 근치적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었다. 환자는 현재까지도 정기적으로 외래진료를 받으며 건강한 삶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특성으로 최근에는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처럼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개인별 맞춤치료를 위한 다학제 진료가 늘어가는 추세다. 대장암 진단을 받으면 우선 병리과에서 유전자검사를 통해 대장암 환자의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한다. 외과는 수술치료를, 종양혈액내과는 유전자검사 및 수술치료 결과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한 치료를 통해 대장암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검사와 진단·수술·항암치료·방사선치료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치료 과정이 환자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환자의 동선 또한 최소화해 접수부터 수술 및 치료까지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젠 더 이상 전이성 대장암으로 진단받았다고 치료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환자들은 진단을 받은 뒤 포기하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이 무엇인지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대구로병원 종양혈액내과 오상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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