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수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수출가득률을 높이고 수출구조를 고도화하려면 「프랜트」수출의 증대가 필수적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수출에 있어 가장 비중을 두어야할 부문도 역시「플랜트」수출이다. 특히 동남아제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과의 협력관계를 두터이하고 앞으로의 경협확대를 위한 기반조성이라는 점에서 장기연불방식에 의한「플랜트」수출의 의의는 크다.
「플랜트」수출은 일반상품수출에 비해 수출국의 공신력증가 및 PR강화, 증설시의 수주 우선, 원자재·반제품의 유발판매 등 여러 장점이 있다.
수출규모에 비해 볼때 우리나라의 수출구조는 상대적인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이 1백억「달러」수출을 달성한 67년엔 총수출 중 기계류가 42%에 달했고 순 장기자본공여가 8억1천만「달러」나 되었다.
서독은 1백억「달러」수출을 60년에 처음 넘었는데 당시 기계 등 중화학제품의 비중이 50%, 장기자본공여가 2억1천만「달러」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77년 중 중화학비중은 30%선이고 장기자본수지에선 오히려 13억9천「달러」의 흑자가 났다.
우리나라의 외환사정이 작년부터 크게 호전되어 이미 외화준비가 40억「달러」를 넘어섰고 앞으로 이것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므로 장기연불의 「플랜트」수출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실력은 갖춰진 셈이다.
새 시장을 개척, 수출을 늘린다는 상업「베이스」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의 적극적인 참여와 외교전략면에서도 연불수출의 확대가 소망스럽다.「플랜트」수출은 거래금액이 크고 수주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나 수출신용의 제공이 일반화 되어있다. 우리나라도 그동안「플랜트」수출의 증대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으나 실적은 별로 만족스런 형편은 아니었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로는「플랜트」수출을 크게 할만큼의 기술수준이 안된데 있지만「플랜트」수출에 대한 인식부족과 제도적 지원장치의 미흡도 중요한 장애요인이 되었다.
우선 수출입은행을 통한 수출신용 지원실적은 선박에 거의 편중되어있고「플랜트」분은 전체의 3%정도다.
그러나 최근들어 「플랜트」수출 상담이 급증, 77년말 현재 계약분이 7억「달러」를 상회했다.
「플랜트」수출을 촉진하려면 무엇보다도 효율적인 자금지원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연불수출기금의 증액·융자조건의 개선 등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연불수출자금에 대한 수요는 많으면서도 자금이 일부 이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수출입은행의 융자기준에 맞는 대출신청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출입은행으로서는 채권보전을 위해 융자기준을 엄격히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나, 한국이「플랜트」수출을 할 수 있는 대상국들이 대개 후발개도국이고, 「플랜트」수출은 정책적으로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운용면의 전향적 자세가 특히 필요하다.
해외협력기금을 조성, 재정면에서「플랜트」수출을 측면 지원하는 것도 시급하다. 앞으로 지속적인 수출과 신 시장개척을 위해선 후발개도국에 대한 장기저리차관의 공여도 검토할 단계가 되었다고 판단된다.「플랜트」수출은 단지 장사뿐 아니라 외교면에서도 긴요한 만큼 어느 정도의 모험은 각오해야 할 것이다.
누증되는 외환보유고를 그냥 놀릴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막강한 조직·자금·정보력을 갖고있는 종합상사들이 「플랜트」수출에 선도적 역할을 하드록 정책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차피 수출의 다음 단계는「플랜트」가 안될 수 없는 만큼 이를 촉진시키기 위한 제도·운용면의 보완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 종합상사들도 그 부심이「플랜트」수출에 의해 좌우될 것임을 인식해야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