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경기서 세월호 심판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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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경기도 안성시장에서 상인과 인사를 나눴다. [프리랜서 김성태],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세월호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선거 압승을 다짐했다. 그 출발 지점도 경기도였다. 세월호 유족 다수가 거주하는 안산이 경기도에 속해 있는 걸 상징적으로 내보인 것이다.

 김한길·안철수 대표 등 지도부는 22일 오전 수원시 인계동 김진표 경기지사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안전한 나라 만들기’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국민들의 슬픔과 분노가 표로 말씀돼야 한다”며 정부·여당 책임론을 앞세웠다. 김 대표는 “모두가 죄인이라고들 하지만 반성해야 할 죄인이 있고, 용서할 수 없는 죄인이 있다”며 “살릴 수 있었던 생명들을 죽게 만든 책임은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는 축제가 아니라 참회”라며 “조용하고 깨끗한 선거, 국민에게 안전을 약속하는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박원순(서울)·김진표·송영길(인천) 후보는 일제히 ‘안전’을 내걸며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정치적 상징성이 큰 수도권에서 세 후보가 안전 행보를 부각하고 나섬으로써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론을 확산시키려는 전략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서울·인천에 이어 경기도에서도 앞서는 걸로 조사되고 있다. 분노하는 민심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된 이날 0시 추돌사고가 일어났던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시설 안전 점검을 하는 것으로 선거운동 테이프를 끊었다. 그는 “지난 2일 지하철 사고 때문에 죄송한 마음이 많이 남아 있어 선거운동의 출발지로 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박 후보는 가락동 농수산물시장·강남역·테헤란밸리 등 강남권을 돌고,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를 연계 개발하는 ‘영동권 종합개발계획’을 발표했다. 박 후보 캠프의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강남에서 야권 지지도가 낮지만 박 후보에 대해서는 호의적”이라며 “박 후보는 개발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진표 후보는 당 지도부가 총집결한 ‘안전한 나라 만들기’ 결의대회가 끝난 뒤에도 수원 영통 신영초등학교에서 교통안전캠페인을 벌였다.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 후보는 경제를 아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제너럴리스트라면 김 후보는 경제와 행정 분야 스페셜리스트”라며 “교통·보육·일자리 창출 등 도민의 일상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송영길 후보 역시 안전 행보로 선거 운동 첫날을 시작했다. 이날 0시 인천도시철도 1호선 귤현역 차량정비기지를 찾아 차량정비 노동자들과 만났다. 송 후보는 특히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의 한국노총 방문 행사 때 청와대 행정관이 동석한 걸 부각하며 관권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안성·화성·안양 등 경기 남부권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고, 안 대표는 권선택 대전시장 후보와 서울 강북지역 구청장 지원 유세에 힘을 보탰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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