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혔던 씨족마을 2년만에 모범마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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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3백여년동안을 전설같이 살아온 씨족마을-북제주군애월면광령리가 잘사는 마을로 발돋음하고있다.
해발3백m의 고지에 광산금씨·제주고씨·진씨둥이 중이된 2백50여가구가 강산이 30번도더 변했을 3백여년을 살아왔으나 그동안 변한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이곳에 변화의 물결이 밀어닥친 것은 75년10월. 미국에 본부를 둔 ICA(세계문제연구원) 한국 지역 사회복지원이 개발사업을 착수하면서였다.
이 마을 이장 김봉전씨(36)는 『처음에는 뭐가뭔지 알 수없어 아무도 협조하려들지 않았다. 그러나 점점 잘살기 위해선 마을전체가 공동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에따라 자발적인 마을회의가 성립되어 매주1회씩 어린이를 제외하고는 80세 노인까지도 출석했다.
하수구설치서부터 청소일정에 이르기까지 마을의 모든사업이 이곳에서 결정됐다.
돼지우리와 같이 사용하던, 변소가 자취를 감추고 공동 목욕탕이 생겨1년에 한번씩하기도 힘들던 목욕을 하루에도 두번씩 하게됐다.
매주 1회씩의 마을공동청소가 실시되어 깨끗한 환경속에 전기가 들어으고 전화가 가설되고 탁아소·공동정미소·양계장·양돈장이 들어서고 농로개선·하수구정비·지붕개량이 속속 이루어졌다.
이밖에도 어린이놀이터·구판장·「비닐·하우스」등이 세워져 불과 2년사이에 가장 모범적인 마을로 등장하게됐다.
마을소득도 75년말까지는 가구당 70만원에 불과했으나 77년말에는 1백20만원으로 거의 갑절로 늘어났다.
ICA관계자는 『당초의 4개년계획이 2년으로 단축, 올해로 사업이 끝난다』고 밝히고 같은 실적은 지난해 9월 세계 23개국에 걸친 24개 사업중 가강 뛰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신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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