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세워 다양한 경험하면 꿈과 도전과제 저절로 생겨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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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담중학교 2학년 김예원양.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학생부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학생부에 기재할 활동은 단기간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일찌감치 진로 로드맵을 그려 가는 김동하(서울 신목중 3)군과 김예원(서울 청담중 2)양. 이들은 ①목표를 세우고 ②다양한 활동을 하며 ③새로운 것을 깨닫고 ④꿈을 더욱 구체화하는 선순환 방식의 노력으로 자신의 색깔이 담긴 꿈을 만들어 가고 있다.

김군은 “제 꿈은 특허 분야 과학기술 전문 변호사예요.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 기사를 보면서 국제 특허분쟁에서 우리 기술을 지키는 일에 관심이 생겼어요”라며 당차게 말했다.

 김군이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여름방학 과제로 과학탐구 보고서를 준비했다. 실험은 힘들었지만 자신이 과학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때부터 변호사라는 꿈과 과학 사이에 접점을 찾기 시작했다.

 김양의 꿈은 청소년 문제를 다루는 변호사다. 학업과 가족 문제로 때론 자살까지 생각하는 주위 친구들을 보며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는 “감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 감정 조절을 못해서 사고를 저지르고 범죄자가 되는 학생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외국 대학에서 공부를 마치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 청소년까지 대변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많은 학생이 비슷한 꿈을 갖고 있지만 이들의 꿈은 개성 있고 구체적이다.

서울 신목중학교 3학년 김동하군.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꿈과 관련된 교내 활동 놓치지 않는다

이들은 특히 꿈과 관련된 교내 활동을 놓치는 법이 없다. 김군은 교내 자치법정의 청소년 배심원과 학교 선도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자치법정에 서서 선생님에게 심한 욕을 한 학생을 변호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거나, 친구들이 교칙을 지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선도부원으로서 고민해 본다”며 변호사가 되기 위한 노력을 얘기했다.

 김양은 최근 모의법정에 관심 있는 친구 5명과 교내 모의법정 동아리를 만들었다. 앞서 청담어학원에서 진행하는 토론수업에 참여하면서 모의법정 활동을 익힌 터라 자신감이 넘쳤다. 토론수업은 문화·인종·고전·사회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친구들과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토론한다.

 예를 들어 ‘동물 생태실험’이라는 주제를 받으면 뉴스·동영상·책 등을 통해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친구들과 팀을 이뤄 토론한다. 그 뒤 발표하거나 모의법정 형식의 마무리 활동을 한다. 예원양은 “이때 배운 모의법정 운영 방법과, 미국 중·고교생 모의법정 대회 방식을 참고해 동아리를 이끌면서 실력을 기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적 못지 않게 중요한 경험

이런 활동이 늘 좋은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김군은 지난 1월 한국외국어대 부속 용인외고가 실시한 제1회 중학교 모의법정대회에 참가했다. 영어에 자신이 있었고, 어학원에서도 최고 등급을 받은 터라 어려운 법정 용어를 공부하면서 준비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는 “상대방의 의견에 경청하는 등 법정 예절 지키기, 호소력과 공감을 갖춘 반론 펼치기 등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두 학생은 ‘성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경험’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활동을 통해 자신의 꿈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더 넓은 세상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올해도 많은 활동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

 김양은 올 초부터 청소년수련관에서 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한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주 여성들이 한글과 한국 문화를 쉽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 중이다.

 김군은 특허청이 운영하는 발명 기자단의 청소년 기자로 활동을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 활동을 통해서다.

 김군과 김양은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관련 활동을 다양하게 경험하면 꿈이 명확해지고 그에 필요한 도전과제가 자연스럽게 생기더라”며 입을 모았다.

글=봉아름 객원기자 ,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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