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우리주변의 부조리와 병폐를 없애기위한 연말 「캠페인·시리즈」|전화체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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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부산·대구등 대도시의 전화사정은 마치 만성위장병에 걸린 환자처럼 체증이 가시지않고 해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악학되고있다.
체신부는 올해(11월말현재) 28만8천1백6대의 전화를 증설했으나 전화기근속에서 「하늘의 별따기」행운을 잡지못한 13만2천2백여명의 청약자들은 또 다시 한해를 넘기게 됐다.
체신부에 따르면 75년이후 전화증설및 이월건수는 75년도가 19만9천8백60대 가설에 이윌건수가 처음으로 10만건을 넘어 10만8백14건이었고 76년도 25만7천9백회선증설에 이월11만4천3백84건, 77년은 28만8천1백6회선증설에 이월이 13만2천2백건으로 청약자가 밀리는 현상은 해마다 15∼20%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있다.
체신부는 내년도에 37만6천대를 증설할 계획이나 올해 연말까지의 청약이 월건수 16만5천건과 내년도 신규청약 36만건등을 합치면 내년말의 적체는 15만건을 넘으리라는 추산이다.
서울영등포구시흥동에서 가게를 경영하는 신보영씨(39)는 『일반청약전화를 신청한지 1년6개월이 지나도록 승낙이 나지않았다』면서 『긴급전화도 2, 3개월씩 기다리는 것이 보통이고보면 당국의 전화대도시집중배정에서도 소외되고 있는 변두리지역에는 공중전화라도 충분히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5년째 전화상을 하고있다는 이재길씨(37·서울서대문구S전화사대표)는 『정부가 4차5개년 계획기간(77∼81년)중 전화를 2백50만회선으로 늘린다고 발표했으나 81년말 가입전화수요량이 3백90만5천회선으로 예상되고 있어 부족율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서 『어떤 획기적인 방향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서우 체신부전무국장은 전화체증이 해를 넘길수록 가중되는 것은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전화가 TV처럼 대중화하여 수요는 연30∼50%늘고 있는데 비해 가설율은 25%수준에도 못 미치며 ▲「아파트」등 대규모 주택단지의 주택용 전화, 산업발전에 따른 업무용전화수요가 급격히 느는데서 빚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만영박사(한국통신기술연구소소장)는 『전화교환방식이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뀌는 과도기에 놓여 당분간은 전화기근을 벗어날수는 없을 것이나 84년까지 1백87만회선의 전자교환방식이 도입되면 어느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성호기자>

<관계자의 의견>
전자교환방식 도입 수익금 재투자해야
▲장기익서울체신청장=전화기근의 문제는 지방보다는 서울·부산등 대도시일수록 심각하다.
지금까지 전화수급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경제발전의 균형을 이루기위해 어느정도 제어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급속도로 발전하는 현대산업사회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통신수단을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전무사업수익금의 완전한 재투자는 물론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79년부터 2천5백억원으로 전자교환 방식이 도입되면 운영보수, 가설비, 인건비절감은 물론 작은 규모로 많은 회선을 수용하는 강점등을 갖고있어 급증하는 전화수요에 대처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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