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죽음에 내몬 국가 … 세월호·광주가 같다" 문재인 3일 연속 발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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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사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연일 세월호 참사를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연결시켜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 의원은 18일 광주광역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뒤 “광주 민중항쟁을 일으켰던 국가와 세월호 참사 때 무능하고 무책임했던 국가의 모습은 본질적으로 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가보훈처의 5·18 공식 기념식엔 불참한 채 별도로 5·18민주묘지를 방문해서다.

문 의원은 “1980년 5월 광주 이후 나라를 제대로 민주화하고, 원칙과 기본을 세운 뒤 반칙과 특권이 발붙이지 못하게 했다면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고는 다시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의원은 또 “국가 공권력에 의해 무고한 광주 시민들이 죽음으로 내몰렸고 세월호는 국가의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아까운 어린 목숨들이 죽음으로 내몰렸다”며 “이들 국가 사이에 본질적으로 달라진 게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지난 16일 트위터에 “세월호는 또 하나의 광주”라고 올린 데 이어 17일 밤에도 “죽지 않아도 될 소중한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몬 점에서 광주의 국가와 세월호의 국가가 본질적으로 얼마나 다를는지요”라고 트윗 글을 썼다. 문 의원 측의 윤호중 의원은 “80년 광주나 지금의 세월호 침몰이나 국가가 제 역할을 못해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았음을 지적한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이를 문제 삼는다면 국가의 역할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문 의원의 트위터 글을 놓고 “세월호와 광주를 연결 짓는 정치적 선동”이라고 비판했던 새누리당은 이날도 강경 비난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지난 대선 때 야권의 단일 후보로서 모든 책임을 함께 안고 새롭게 나가자는 대안을 제시할 분이 정부를 흔드는 최전방에 서 있는 것 같아 유감”이라며 “대안 제시 없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 높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화 세대에게 광주 하면 연상되는 건 학살과 학살자로, 광주를 세월호에 비유한 것은 세월호 사고가 일종의 학살이라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학살자로 몰아붙이는 것으로, 자신의 경솔함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이윤석 기자,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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