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옴부즈맨 코너] 세월호 문제점, 철저하게 파헤쳐 대안도 제시하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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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호 30면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주된 관심은 이제 근본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으로 향하는 것 같다. 이에 맞춰 5월 11일자 중앙SUNDAY는 우선 우리나라 '관피아'의 문제를 짚어 보는 한편 위험사회를 연구해 온 재난 대응 전문가들에 대한 인터뷰를 실었다.

몇몇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터뷰는 대기발령 상태로 있으면서 3억원이 넘는 월급을 받은 직원이 있다는 등 충격적인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 줬다. 나아가 흔히 알려진 낙하산 기관장보다 그 뒤에서 기득권을 지키는 세력들이 더 문제라고 지적한 부분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번 참사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을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특히 대한민국은 이미 ‘위험사회’를 넘어 ‘사고사회’로 진입했다는 분석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잇따라 발생한 사고와 맞물려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그런데 이번 기획이 시의적절하고도 용기 있는 시도였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한편으론 너무 일반적이고 방대한 분야를 다룬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안전이나 규제와 관련한 문제에 좀 더 초점을 맞췄으면 좋았겠다 싶다. 관피아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된 방안도 조금은 막연하다는 느낌이었다. 세월호 침몰사고는 미증유의 국가적 재난인 만큼 중앙SUNDAY가 이번에 일회성 진단과 처방에 그칠 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끈질기게 추적해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 주길 기대해 본다.

‘한자, 세상을 말하다’ 코너에서도 ‘官(관)’을 다뤘는데, 마오쩌둥(毛澤東)의 이야기는 차치하고라도 ‘관리들이 규정을 준수하고 정책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는 뜻의 ‘관불이방(官不易方)’이란 단어에 한동안 눈길이 머물렀다.

사실 안전을 도모하려면 불편이 따른다는 점에서 우리 자신도 돌아볼 부분이 적잖다. 하지현의 ‘마음과 세상’은 사회적 관성 탓에 불편을 감수해야만 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지적했는데, 이 못지않게 안전을 도외시하고 편한 것만 추구하려는 관성 또한 위험하지 않나 싶다. 진회숙 음악칼럼니스트의 지적처럼 아이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서는 부모가 몹시 불편해질 수도 있다. 과연 우리가 그런 불편과 비용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을지 궁금하다. 중앙SUNDAY가 이런 문제도 짚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관심은 지속돼야겠지만 일상적 관심사를 마냥 소홀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예수의 아내 논란과 6·4 지방선거 광주 르포 등은 시의적절했다. 특히 ‘힐링 시대 마음의 고전’ 코너는 『루바이야트』 시집을 통해, S매거진이 전한 오르세미술관 전시 소식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그 역할을 제대로 한 것 같다. 이들 기사를 통해 세월호 참사로 뒤숭숭한 마음을 되돌아보고 ‘지금, 여기’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신현영 변호사. 2006년 이후 주로 기업 자문을 하고 있다. 컴퓨터·네트워크·통신 관련 기술 지식을 요하는 디지털 포렌식 분야에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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