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합의만 이뤄져도 미래 향한 밝은 신-|미-「이」서 「아랍」권 분열 노린 음모란 설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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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30년간의 싸움을 계속해온 두 나라관계를 생각하면 「사다트」의 「이스라엘」방문은 「닉슨」의 중공방문에 맞먹는 70년대의 역사적 중요사실로 평가된다.
그러나 중동에 평화는 오기 어렵다는 신중론과 함께 이번 「사다트」의 「이스라엘」방문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대「아랍」권 분열을 유도한 음모라는 분석도 있다.
또 「사다트」의 오른팔 격이기도 한「마미」외상이나 군부의 강경파 수뇌들을 물리치고「아랍」권 형제국들의 거센 반발마저 외면, 「사다트」가 실행한 건곤일척의 도박은 자신의 정권붕괴를 자초할지도 모른다.
일단 「이스라엘」에 온 「사다트」는 「이스라엘」의 침략성을 담담히 꾸짖으면서 중동평화의 전제 조전으로 「아랍」권 공동의 종래 입장을 고수하며 「팔레스타인」의 권리인정을 바탕으로 한 5개항을 제시했다.
「베긴」역시 표면상은 그들의 입장을 조금도 양보하지 않고 「이스라엘」의 땅 「팔레스타인」을 고집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사다트」를 초청한 이상 「아랍」권의 대모 격인 「사다트」의 입장을 강화해주고 「이스라엘」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절충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우선 「이집트」를 「아랍」권에서 떼어서 최소한 개별 부전조약이라도 체결함으로써 대「아랍」전 전선에서 숨을 돌릴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그 댓가로 「시나이」반도의 반환정도는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되면 군사·외교적으로 「이스라엘」에 개별대결하기 어려운 「요르단」·「시리아」·「레바논」은 쉽게 「이스라엘」과의 협상에서 요리될 수 있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이스라엘」의 계산은 「아랍」권에서의 「사다트」의 위신을 지나치게 훼손하는 선까지 밀고 나가게 되면 또다시 「사다트」의 분노를 자초할 수도 있는 위험부담을 안고있다.
따라서 지금 「이스라엘」에서 벌어진 극적인 사태발전은 1개월전만 해도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며 아무리 작은 합의가 이루어진다 해도 미래를 향한 밝은 신호임에는 틀림이 없다. <공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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