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원의 대좌…숨통 트인 중동분쟁-사다트의 이스라엘방문이 뜻하는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사다트」「이집트」대통령의 「이스라엘」방문이 결정됐다. 그 것은 견원지간을 방불케 하는 「이스라엘」-「아랍」사이에 나타난 놀라운 사태진전이며 중동평화 전망의 극적 호전가능성을 말해준다.
「사다트」대통령의 「이스라엘」방문은 우선 오랜 「터부」였던 양측 정상의 회담이란 점에서 특기할만하다. 1919년 1월3일 「파리」에서, 후에 「이라크」왕이된 「에미르·파이잘」공과 후에 「이스라엘」대통령이 된 「시오니즘」운동 지도자 「하임·바이츠만」의 정상회담이후 58년만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뿐더러 「사다트」가 「아랍」권의 주도국가인 「이집트」대통령으로서 중동문제타결에 「이니셔티브」를 취한 점을 중시해야한다.
중동문제해결을 위한 최근의 미소접근 이 후 「팔레스타인」대표 참가와 절차문제로 답보를 거듭하는 현 싯점에서 그의 적극적 화해노력이 남달리 두드러진다.
「사다트」는 지난 9일 「이집트」국민의회에서 「이스라엘」방문용의를 밝히는 극적 선언으로 정체를 깨뜨리는 과감한 시도를 취했지만 16일엔 「시리아」의 「아사드」대통령을 만나「아랍」권 두지도국의 의견 절충을 가졌다.
이 「사다트」-「아사드」회담은 「제네바」회담을 앞두고 엇갈리고 있는 「아랍」측의 입장을 통일시켜 주는 중요한 계기가 될 뿐더러 24일로 예정된 「사다트」의 「이스라엘」방문에 앞선 의견조절일수도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해방전선을 비롯해서 「시라아」·「이라크」가 「사다트」의 「이스라엘」방문을 일제히 반대하고 있으며 「아사드」와의 접촉에 이은 18일의 「할리드」「사우디」왕과의 접촉결과에 따라 그의 역할의 한계가 그어질 것 같다.
이런 여건 속에서 열리는 「베긴」-「사다트」 직접협상이 과연 얼마마한 성과를 거둘 것인지는 지금 미지수다.
그러나 「아랍」측이 「이스라엘」로 하여금 ①점령「아랍」영토에서의 전면철수 ②「팔레스타인」독립국 창설 ③「팔레스타인」 해방기구대표의 회의참석 허용을 받아들이도록 무조건 강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터무니없는 일방적 주장이 용납될 수 없을 뿐더러 「사다트」는 이미 중동분쟁의70%는 심리적 문제, 30%는 실질적 문제로 보고 그 『70%의 심리적 문제를 해소하고싶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다트」의 「이스라엘」방문은 년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제네바」회의의 준비작업과 심리적 문제해결의 극적 효과를 얻는데 그칠 것이며 개인적으로는 「나세르」이후의 「아랍」권 지도자로 공식 확인받는 화려한 무대출연으로 만족할 것이다. <공종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