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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닭갈비는 좋아하고 단무지는 싫어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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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닭갈비·소시지는 좋아요. 단무지·시금치는 싫어요’.

 학교 급식 메뉴에 대한 중·고교 학생들의 반응이다. 개별 설문조사를 한 게 아니다. 트위터에 나타난 학교 급식에 대한 감정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올해 1~4월 학교 급식과 관련된 약 1500만 건의 트위터 글을 조사한 결과 학생들의 급식 메뉴에 대한 선호도가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예컨대 “생선가스가 비리다” “쫄면을 가장한 콩나물 범벅” “떡국이 아니라 밀가루탕” 등 트위터 글에 남긴 급식에 대한 평가를 자체 제작한 빅데이터 시스템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학생들은 육류(64.51%)로 만든 요리에 대해 만족도가 높았다. 닭갈비·소시지·갈비·치킨 등을 좋아했다. 다만 육류라도 곱창·육개장·순대·깐풍기 등은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생선(38.57%)·채소(37.63%) 요리는 전반적으로 선호도가 낮았다. 그나마 생선 중에서는 새우·참치·오징어, 채소 중에서는 감자·고구마·샐러드를 좋아했다. 하지만 멸치·생선가스·고등어와 단무지·양배추·콩나물 등은 싫어하는 음식으로 꼽혔다. 특히 급식 메뉴에 거의 필수적으로 나오는 김치에 대한 만족도는 41.9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급식에 대한 불만요인으로는 ‘맛이 없다’(39%), ‘알레르기·입맛 등 개인 취향’(33%)이 주를 이뤘다. ‘메뉴가 다양하지 않다’(9%), ‘식재료의 품질이 낮다’(8%), ‘위생상태가 엉망이다’(4%)는 반응도 있었다.

 기존의 개별 설문조사 방식으로는 정확한 만족도 및 불만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했다는 게 KISTI의 설명이다. KISTI 황명권 선임연구원은 “육류에 대한 선호도가 전반적으로 높지만 체형관리·다이어트 등의 이유로 싫어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며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개인 취향, 입맛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식단에 대한 불만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KISTI는 식품영양학과 교수들과 함께 이번 조사 결과를 분석해 맛과 영양·건강을 함께 고려한 추천 급식 메뉴를 개발할 예정이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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