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에 행사 갖는 문단의 세 단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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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미나」「심포지엄」등 행사의「시즌」을 맞아 문단에서는 10월중 3개의 모임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3개의 행사가 모두 같은 날 개최될 예정이어서 문인들은 제각기 아리송한 표정들.
모두 지방으로 자리를 옮긴이들 모임의 일정을 보면 한국문인협회가 주최하는『국어의 발전과 문학의 기능』을 주재로 한「심포지엄」이 6일부터 8일까지 전북 전주시 고려여관에서, 한국시인협회가 주최하는『한국 시는 어디에 와 있는가』를 주제로 한「세미나」가 8, 9양일간 온양의 충무 수련원에서, 그리고 한국문학연구회가 주최하는 학술강연회가 8일 대전문화원 강당에서 열리기로 된 것. 따라서 8일 하루는 동시에 세 군데서 열리게 되는데….
각 주최측의 이야기로는「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예년의 경우 생사 일 정이 겹치게 되면 주최측이 절충하여 조정해 온 것이 상례였던 만큼 문화 단체로서는 적지 않은 경비를 들여 행사를 치르면서도 굳이 같은 날로 택한 것은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
일부에서는 문 협「심포지엄」만이 당국으로부터 경비 보조를 받았을 뿐 다른 두 단체가 경비를 보조받지 못해 겹치는 것을 발견하고도 조정치 않았다는 추측들인데….
문학단체의 행사가「행사를 위한 행사」라는 비판도 심심치 않게 일고 있는 터에 박목월씨가 주도하는 시인협회나 문덕수씨가 주도하는 한국문학연구회의 행사가 문협 행사와 같은 날 열리는 것은 문단 파벌과도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일부 견해도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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