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주라면 무턱 댄 매입경쟁…전동매매로「불지르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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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폭등하는 주가와 이를 잡으려는 증권당국의「줄다리기」는 일단 당국의 기권 패로 승부가 결정됐다.
거래소는 지난9일 종합주가지수 449·8로 폭등한 주가를 규제하기 위해 10일 4개 증권회사에 대해 창구조사를 실시한데 이어 12일에는 10개 증권회사를 심리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지수가 443·9(전일대비 5.5「포인트」하락)로 급락세를 보이자 조사를 보류.
당국을 비웃는 듯 13일에는 다시 건설 주를 중심으로 1백36개 종목(상종 가 38개 포함)이 오름세를 보여 종합지수는 445·9(전일대비 2·0「포인트」상승)가 됐다. 건설주가지수는 205.7로 올해 최고수지를 기록.
당국의 창구조사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증권회사의 떳떳치 못한 매매가 많기 때문. 특히 건설 주는 증권회사의『선동에 의한 전동매매가 대부분』이라는 전문가들의 말.
1급 건설 주들이 자본금의 몇 배나 되는 수익을 낸 것으로 밝혀졌으나 하루에 50원씩으로 상승폭이 제한돼 살수도, 팔 수도 없이 됐고, 이 때문에 2, 3급 건설 주들에 매기가 확산. 드디어는 건설 주라면 아무거나 남보다 먼저 사려는 경쟁이 붙어 폭등세가 된다는 것.
이 같은 전동매매에 불을 붙이는 것이 일부 몰지각한 증권회사들.
횡령·뇌물공여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D증권은 이번 주 주보에서『종합주가지수가 4백50은 넘었지만 이미 예견했던 수준일뿐더러 상한 저지역할을 할 아무런 역사적·심리적 의미를 갖기가 어렵다』고 시황을 분석.
27개 증권회사는 거의가 주보를 발행, 투자안내를 하고 있으나 터무니없는 내용이 많아 빈축을 사기도.
부가세실시에 따른 물가상승압력 및 환물 심리, 부동산 투기자금과 한전 주 상환에 따른 신규자금의 증시유입, 10월의 금리인하 등 호재도 많지만 추석을 앞둔 법인자금의 수요, 9월말 시은결산 등으로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당국의 주가폭등 규제조치도 만만치 않을 것이므로 이번 주는『급상승에 대한 반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을 조심하라』는 전문가들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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